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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단편소설을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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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편소설로 수업하기 책목록 1
조회 137
첨부파일
회원이미지김병섭
2012-11-12 13:17:41
       
단편소설로 수업하기에 좋은 책목록 초안을 잡아보았습니다.
(영희샘, 늦어서 미안해요 ^^;;)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을 최대한 간단하게 줄여 보았어요.
그래도 기네요...음...더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게 할 수 없을까?
여러 선생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특히,
김진영 선생님, 황지영 선생님, 박혜숙 선생님!!! 읽어보시고
덜하고 더해 주세요 ^^
첨부하는 파일 다운 받으셔서
진영샘과 지영샘과 혜숙샘께서 하신 단편소설을
뒤에 목록에 수업설명과 함께 넣어주시면 되요.
주요 질문들, 수업방법들 간단하게 써서 뒤에 쭈우욱 붙여 주세요 ^^
초안이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그냥 마아악!!! 하시면 되요 ^^
정리는 나중에 하죠, 뭐.
소설 한 편에 대한 설명이 대략 A4 반쪽이 넘지 않게 하면 좋겠어요.
(근데 저부터도 그렇게 안했죠. 나중에 고칠께요,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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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로 수업하기
 
단편소설은 한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분량이면서도, 그 안에 세상과 사람에 대한 매력적인 질문과 선택과 상상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 너 시간동안 몇 가지의 활동을 더하여 학생들과 함께 읽으면 소설의 재미와 의미를 깊고 넓게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학생 모두와 함께 집중력 있고 밀도 있는 수업을 이루고 싶은 교사에게 추천합니다. 수업진행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기본 내용 파악
:교사가 단편소설 한 편을 워드로 옮겨서학생 수만큼 준비하여 모두 같이 읽습니다. 교사가 단편소설의 주요 줄거리를 A4 한 쪽으로 요약하고 빈칸을 만들어 다 읽은 학생들에게 빈칸을 채우도록 합니다. 단편소설의 기본내용을 파악하는 시간입니다.
② 깊고 넓은 이해
:단편소설을 그냥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교사가 함께 정리합니다. 단편소설과 관련된 도표, 사진, 영상, 신문기사 등의 배경 자료나 작품 속 주요 사건이나 주요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 논리들을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정리합니다. 학생들이 단편소설을 정확하게, 깊고 넓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③ 비판적인 측면의 감상
:학생들이 단편소설의 인물과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는 부분입니다. 교사 혹은 학생이 제시한 논제에 대해 학생들이 모둠별로 토론하며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되 그 근거를 단편소설 안에서 찾아야만 합니다.
④ 자유로운 상상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상상하며 토론할 만한 논제를 교사가 제시하면 학생들이 모둠별로 토론하고 발표합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개인별로 글쓰기를 합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이야기하되 모든 근거를 단편소설 안에서 찾게 합니다.
 
①과 ②를 기본으로 하고 ③과 ④를 작품에 따라 선택하여 적용합니다.. ①과 ②는 교사가 주도하여 마련한 질문과 대답을 바탕으로 교사의 강의와 학생들과의 문답으로 진행합니다. ③과 ④는 교사가 논제를 제시하거나 학생이 논제를 찾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수업으로 기획하여 주로 학생들의 토론과 토의, 학습지 작성과 글쓰기로 진행합니다.
이 때 작품에 대한 질문과 대답, 비판과 상상의 근거는 모두 작품에 제시된 구체적이고 명확한 상황과 맥락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원칙이 없으면 단편소설이 여러 토론과 토의, 글쓰기를 위한 소품으로 전락할 위험이 대단히 커지기 때문입니다.
단편소설의 내용과 성격, 교사의 취향과 판단, 학생들의 성별과 수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 여러 단편소설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수업방법을 <질문하기>, <선택하기>, <상상하기>라는 주제로 유형화 하였습니다.
 
가) 수업모형 1 - <질문하기>
모든 단편소설 수업에 적용 가능한 수업방법입니다. 단편소설에 대한 기본적이 이해부터 깊고 넓은 질문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학생들이 직접 작품에 대한 질문을 만들고 퀴즈대결을 통해 해답을 나누는 방법입니다. 이야기의 곳곳을 파고드는 학생들의 질문이 그 자체로 수업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학생들이 직접 찾아낸 질문은 대개 학생들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것이기에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습니다.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질문을 찾다 보니 학생들이 저도 모르게 작품의 핵심으로 다가갑니다. 대결을 정리한 후 그 열띤 감성과 논리의 열기를 식히며 차분하게 서로 나눴던 질문과 대답을 정리하다 보면, 학생들의 눈빛이 깊어집니다.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사이 모둠별로 만든 질문-대답을 살피고 제안하고 조언하며 이끌어 줄 때 더욱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하기> 수업을 위한 ‘질문게임’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둠 일대일 질문게임
① 모둠에서 작품에 대하여 개인별로 질문·해답 2개씩을 만들어 모둠별로 총 질문·해답 8개를 만듭니다.
② 모둠별로 협의하여 질문의 중요도에 따라 별점을 붙입니다. (별 3개 × 3문제/ 별 2개 × 3문제/ 별 1개 × 2문제)
③ 각 모둠원 중 한 명이 상대방 모둠원 한 명과 자리를 바꾸어 앉아 질문게임을 진행한 후, 별의 개수를 합산하여 알려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갑니다.
④ 1등-4등 모둠, 2등-3등 모둠을 한 모둠으로 만들어 교실 한 가운데 책상을 두 개 놓은 후 최종대결에 들어갑니다.
⑤ 서로에게 문제를 번갈아 가며 내고 맞추지 못한 문제는 객석퀴즈로 내서 맞춘 학생에게 상품을 줍니다. 최종 우승한 모둠에게 상품을 줍니다.
⑥ 교사가 학생들이 찾아낸 질문의 탁월함과 섬세함을 칭찬한 후 내용을 정리합니다.
 
* 모둠 한꺼번에 질문게임
① 작품에 대하여 모둠별로 질문 2개씩을 만들어 교사에게 전하게 합니다.
② 교사는 모둠의 질문을 칠판에 적습니다.
③ 질문이 다 모이면 모둠별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합니다.
④ 교사가 질문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학생들의 대답을 선착순으로 듣습니다.
⑤ 집계를 하여 문제를 많이 맞춘 모둠에게 상품을 줍니다.
⑥ 교사가 중요하고 뜻 깊은 질문-대답들을 정리합니다.
 
질문게임에서 질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소설의 사건과 인물, 상황과 맥락을 통해 보았을 때 우리가 논리적으로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것들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과 우리가 알 수 없는 것, 그것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소설에 대한 이해가 시작됩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질문은 질문게임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중하지 않은 질문이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보다 깊이 나누어야 할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질문을 모으고 찾아서 보다 깊은 활동을 준비합니다. <선택하기>와 <상상하기> 수업이 그렇습니다.
 
나) 수업모형 2 - <선택하기>
작품 속 인물들의 선택을 학생들이 직접 다시 하면서 인물의 선택, 자신의 선택, 다른 학생들의 선택에 서린 논리와 감성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나누는 활동입니다. 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은 책 속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보며 책 속의 고민을 오늘 자신의 상황에 적용합니다. 인물과 배경이 다를 뿐, 오늘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비슷한 상황을 제시하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면 학생들의 대화는 더 깊어집니다. <선택하기> 수업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단편소설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을 찾습니다.
② 학생들을 소설 속 선택의 상황으로 불러낸 뒤, 모둠별로 학생들이 직접 선택을 다시 하도록 하고 그 이유를 3가지 정도로 정리하게 합니다.
③ 모둠별로 발표한 후, 자신의 선택과 이야기 속 인물들의 선택, 다른 학생들의 선택이 왜 같고 다른지 서로 따져보게 합니다.
④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단편소설 속 선택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을 찾습니다.
⑤ 학생들을 현실 속 선택의 상황으로 불러낸 뒤, 모둠별로 학생들이 직접 선택을 다시 하도록 하고 그 이유를 3가지 정도로 정리하게 합니다.
⑥ 선택의 상황이 정리된 글쓰기 종이를 나누어 준 뒤, 학생들이 자신의 선택과 이유를 정리하여 쓰도록 합니다.
 
<선택하기> 수업은 매력적인 논제를 제시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단편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선택의 상황을 찾는 것이 먼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 서린 논리와 당시의 배경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시청각 자료를 적절히 활용하면 수업의 깊이가 더해집니다.
 
다) 수업모형 3 - <상상하기>
작품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단편소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을 학생들에게 제시하여 토론과 글쓰기를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언어는 현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단편소설도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그 사이에는 성근 틈이 있습니다. 이 틈이 단편소설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이 틈이 단편소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 틈은 곧 글쓴이와 읽는이가 어울려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풍요롭게 나누는 터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의 매력이 샘솟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이 터에서 맘껏 뛰어 놀게 하는 것이 상상하기 수업의 목적입니다. <상상하기> 수업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단편소설 안에서 비판받을 만한 인물, 혹은 비판받을 만한 상황을 찾습니다.
② 단편소설의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단편소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상황을 만듭니다.
③ 학생들이 단편소설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도록 합니다.
④ 글의 양은 최소와 최대를 정해서 부담없이 시작하여 성실하게 마무리 하도록 합니다.
⑤ 교사가 읽은 후 고쳐쓰기를 지도합니다.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논리적으로 구성하며, 쉽게 쓰도록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논리적으로, 구체적으로, 쉽게> 상상하기 입니다. 마음껏 상상하되 이야기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으며 최대한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쉽게 표현하는 것이지요. 옛이야기를 패러디한 작품들을 몇 개 보여주거나 들려주며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어떠한 상상이든 허용해주는 분위기를 교사가 만들어 주면 학생들의 거침없는 상상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새로운 상황을 상상하는 사이, 학생들이 다시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다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단편소설 목록
 
 
 
채만식, <레디메이드 인생>, 1934
대상-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이 작품에는 취업과 실업으로 고민하며, 직업과 노동을 개인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돌아보는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 P의 판단과 행동이 논쟁적인 부분이 많아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기도록 할 여지가 많아 보였다.
첫 시간, 먼저 읽고 기본내용을 파악했다. 두 번째 시간, 소설 이해에 필요한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하여 깊고 넓은 이해 수업을 진행하였다. 소설에 드러난 1930년대의 노동상황과 실제 1930년대 노동상황을 간단한 표로 설명하며 그들의 현실을 전하려 했다. 또한 지금의 청년실업을 간결하고 날카롭게 정리한 EBS-지식채널 영상 2편을 함께 보았다. 그리고 P의 성격과 판단을 찾아 정리하였다. 여기서 주목한 것은 1930년대와 2010년대를 비교하며, 원인은 다르지만 20대 청년들이 대량실업사태에 직면해 있는 결과는 같다는 것이었다. 대체 왜 그럴까?
세 번째 시간, 세 가지 토론 주제를 주고 모둠별로 선택해 토론하도록 했다. 1)조선의 농촌 현실과 조선 청년들의 역할에 대해 P가 선택한 의견(신문사 사장 K와의 논쟁)/ 2)머리 딴 여인의 성매매에 대해 P가 선택한 의견(머리 딴 여인에 대한 논설)/ 3)9살 아들을 인쇄소에 보낸 P의 선택(학교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 논쟁). P의 선택과 관점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다투는 일이다. 각각 상황은 다르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같았다. 그것은 교육과 노동의 문제이며 자아실현을 이루는 개인의 노력과 사회 시스템의 문제였다. 진지하고 치열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왜 이 소설은 오늘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가? 토론발표를 통해 문답을 주고 받았다.
네 번째 시간, 세 가지 주제 중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하나를 학생들 각각이 선택하여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 중요한 규칙은 자기 주장의 모든 근거는 소설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다시 소설을 보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소설에 대해 다시 묻기 시작했다.
 
 
 
 
김소진, <자전거 도둑>, 1996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대체 왜 그럴까? 김소진의 <자전거 도둑>은 뭔가 불편한 소설이다. 그 모호한 불편함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그것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섬세하게 살펴 마침내 그 불편함의 정체-‘상처는 어떻게 함정이 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학생들이 그 불편함을 참지 말고 질문을 시작해 주기만 한다면, 서로 협의하며 대답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으리라.
모둠 일대일 질문게임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1)대체 신문기자 승호는 왜 <자전거 도둑>이라는 영화 테이프를 찢어버리고 싶어하면서도 계속 보는가?/ 2)서미혜는 왜 승호의 자전거를 훔치며 만난 지 두 번째 만에 적극적으로 그에게 다가가는가?/ 3)승호는 서미혜의 태도에서 왜 자꾸 ‘함정’을 의심하는가?/ 4)마지막 장면에서 승호는 다른 자전거를 타고 있는 서미혜를 보며 왜 그녀가 다른 자전거를 훔치고 있는 ‘도중’이라고 말하며 도망갔는가?... 학생들은 서로 묻고 답하고 다시 묻고 답하며 새로운 질문을 만나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었다. 그 질문의 연쇄가 이 소설의 근본을 파고들었다. 놀랍고, 즐거웠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승호와 서미혜의 심리와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이해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들의 상처가 그들에게 함정이 되기까지 그 아픔과 고통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으면 싶었다. 그래서 만든 상상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승호는 서미혜가 다른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며칠 뒤에 자신이 서미혜의 집에 <자전거 도둑> 영화 테이프를 놓고 온 것을 알게 된다. 당신이 김승호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2. 서미혜는 승호가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 후, 그가 <자전거 도둑> 영화 테이프를 놓고 간 것을 알게 된다. 당신이 서미혜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1,2 중 하나를 선택하여 서술하되 소설 안에서 구체적인 근거 3가지를 찾아 서술하시오.
 
 
 
 
박지원, <허생전>, 1800
대상 :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호응 : ★★★★☆
상평통보 1냥은 오늘날 돈의 가치로 따지면 대략 5만원, 은 1냥은 상평통보 4냥이므로 20만원. 이것에 근거해서 허생이 벌어들인 돈을 정리하면 정말 큰 돈이다. 그럼 허생이 이만한 돈을 번 것은 왜일까?
 
 
수입
변씨에게 빌린 돈
1만냥
5억
 
안성에서 번 돈
5만냥
25억(5배수익)
 
제주도에서 번 돈
50만냥
250억(10배수익)
 
장기(일본)에서 번 돈
은 100만냥
2000억
 
 
2280억
지출
도적들에게 준 돈
100냥*1000명
=10만냥
50억
 
도적들을 위한 양식
(대략)
50억
 
바다에 버린 돈
은 50만냥
1000억
 
 
1100억
잔액
 
 
1180억
 
가난한 이들을 구제하고 남은 돈
은 10만냥
200억
 
변씨가 사양하며 제안한 돈
원금+이자10%
5억 5천
 
 
그에게 돈은 수단이었다. 그가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자신의 <조그만 시험>을 위해 이 모든 활동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 시험은 무엇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었던가? 그는 책읽기로 자신이 지적노동을 충실히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임을 강변했다. 국내상권에서 큰 돈을 버는 것으로 나라의 살림을 살필 만한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증명했고, 빈섬의 부흥을 통해서는 한 개 지역 정도는 충분히 건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보였다. 거기에 북벌이라는, 국가의 모든 힘을 쏟아도 승리를 단언할 수 없는 그 위험한 모험에 대해 허생이 계책을 제시하면서 은연 중 보인 것은, 그가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그가 증명해 보이고자 했던 것은 조선사회, 양반계급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지닌 능력, 그 우월한 힘이었다. 허생은 조선사회에서 본래 양반계급이 마땅히 보여야 할 탁월한 지식인의 모습을 또박또박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불행히도 허생은 이로 인해 자취를 감춘다.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에는 조선의 양반계급은 돌이킬 수 없도록 타락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허생은 너무도 ‘위험’한 ‘스승’이다.
그러나 이것이 허생이 세상에 주는 유익이자, 그가 세상에 주는 해악이다. 그의 이상은 조선의 계급질서를 넘어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능력을 조선사회가 받아들였다 해도, 그래서 양반계급이 능력 있고 탁월한 지식인으로 변모했다 해도, 심지어는 북벌에 성공해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해도, ‘신분질서’라는 조선의 기틀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한 지식인인가? 그의 능력은 우리에게 얼마만큼 유익한가? 학생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마련한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허생이 사라진 후 그가 북벌은 물론 조선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고 여긴 이완대장은 지리산 작은 마을에 은거하던 허생을 찾아내 왕에게 조선의 영의정으로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라며 추천한다. 왕은 신중한 선택을 위해 허생과 관련한 주변인물들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기로 한다. 허생의 주변인물중 한 명을 선택하여 그 사람의 입장에서 허생의 영의정 취임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되, 소설의 구체적인 상황과 합리적인 상상을 바탕으로 서술하시오.”
 
 
 
 
배명훈, <타클라마칸 배달사고>, 2009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정교한 판타지는 그 자체로 정교한 리얼리즘일 때가 있다. 과거와 오늘의 노동을 살피며 함께 고민하고 싶었던 것은 ‘대한민국이 과연 우리가 원하는 나라인가?’하는 것이다. 만족하는가? 변화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 상상을 학생들과 함께 해 보고 싶었다.
674층의 거대 건물에 50만의 인구를 수용하며 독립적인 자주권을 확보한 도시국가-빈스토크. 그곳에 연인을 떠나보낸 민소는 시민권을 얻기 위해 빈스토크 군의 비정규 파견근로직 용병을 신청한다. 4년 복무의 말미에 마지막 폭격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중 요격당한 그는 타클라마칸 사막에 추락한다. 불법적인 선제공격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빈스토크라는 '국가'는 그를 외면한다. 그 때, 개인이 움직였다. 그를 찾기 위해 타클라마칸의 위성사진을 찍어 20만개의 구역으로 나눈 후, 익명의 개인들에게 그를 찾는 작업을 도와줄 것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국가가 윤리를 포기한 시대, 개인은 윤리를 회복할 수 있을까?
<모둠 한꺼번에 질문게임>을 통해 12개의 질문을 정리하여 학생들과 퀴즈대결을 했다. 재밌고 흥미진진하고 날카로운 질문들과 대답들이 이어졌다. 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소설의 내용을 정리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시간이 되었다. 이 소설은 나의 세상에 어떤 의미인가? 학생들이 다음 토론 주제 중 하나를 택하여 모둠토의를 한 후 개인별로 글을 쓰도록 했다.
1. <타클라마칸 배달사고>의 결말이 행복한 결말인가?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밝히되 다음의 조건을 따르시오.( 가.행복한 결말의 기준을 쓰시오./ 나.소설 안에서 찬성/반대의 근거를 3가지 이상 찾아 쓰시오.)
2. <빈스토크>와 <대한민국> 중에서 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다음의 조건에 따라 쓰시오.( 가.내가 원하는 나라의 조건을 쓰시오. 나.<빈스토크>와 <대한민국>의 공통점 혹은 차이점 3가지를 찾아 근거로 제시하시오. 다.소설 속의 내용과 자신의 배경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오.)
 
 
 
 
이상, <날개>, 1936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대체 사람들이 이 종이를 놓고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종이를 통해 얻은 상품 때문인가? 겨우 상품 따위로 이 종이가 세상을 이토록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한단 말인가? 우리가 ‘돈’이라 부르는 이 종이는, 그리고 이 종이에 근거해 설계된 ‘근대’라는 세상은 인간의 욕망과 쾌락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자본주의가 당연하지 않던 시대, 돈의 사용법을 전혀 모른다는 20대 청년을 주인공으로 돈에 대해 탐구하는 소설, 날개. 아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사는 집이 왜 그런 구조와 습속인지 전혀 모른다면서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다만 그는 귀찮고 성가실 뿐이며 바라는 것은 인간의 탈을 벗어버리는 것이란다. 그랬던 그가 외출을 감행한다. 그가 오로지 궁금했던 단 하나의 질문- ‘돈을 놓고 가는 쾌감’을 알아보기 위해. 내객은 왜 아내에게 돈을 놓고 가는가? 내객이 다녀가면 왜 그의 아내는 그에게 돈을 놓고 가는가? 그가 그의 아내에게 돈을 쥐어 준 이후,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그의 겨드랑이에 돋는 인공의 날개를 관찰하며, 마르크 말사스 마도로스를 거쳐가는 그의 말들을 살펴가며, 그와 아내의 절름발이 걸음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장래희망에 당당하게 ‘부자’라 적는 학생들과 함께 묻고 싶었다. 돈은 내 꿈의 수단이 아니라 내 꿈, 그 자체일 수 있을까? 대체 돈이란 무엇일까?
<모둠 일대일 질문게임>을 통해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과 질문을 함께 살폈다. 학생들이 질문과 대답을 만들어 가면서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그의 은유와 패러독스의 정교한 포석을 하나하나 짚어 가고 나서는 다들, 이상을 존경했다. 다른 소설보다 더 여유있게 시간을 배치하고, 교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질문에 참여해야 수업이 풍요로워진다. 게임을 마친 후 학습지를 바탕으로 이 소설의 인물과 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의 언어를 살폈다. 그리고 소설을 되돌아 보기 위해 만든 상상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1.조선 총독부 경무청은 불법적인 성매매를 한 혐의로 나와 아내를 구속한다. 당신은 나와 아내 중 한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아무런 죄가 없음을 주장하되, 소설 안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3가지 이상 찾아 논리적으로 서술하시오.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2005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집안은 파산하고 친구네 눈치밥을 견딜만한 넉살도 없던 한 소심한 청년이 갑을고시원이라는 저렴한 숙소에 들면서 겪는 이야기들이다. 달팽이관같은 좁은 복도에 거의 관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작은 방, 가구로 변해가는 삶과 그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청년은 관찰하고 고민한다. 안간힘을 다해 살아왔으나 오로지, 운이 좋아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인간에 대해, 밀실에 대해, 취업에 대해, 그러니까 '삶'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한다. 이 고민을,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책을 읽고, 2010년대의 청년노동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인공이 부모님의 파산으로 갑을고시원에 들게 된 때는 1991년. 그럼에도 2010년대의 청년들이 이 소설에 공감하는 것은 그들의 부모들 역시 파산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 이후,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대부분) 파산했다. 그러나 그 파산한 세계에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한다. 삶의 조건이 극한으로 몰린 곳에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모둠 일대일 질문게임>을 통해 소설을 살피고 인물과 사건과 배경, 언어를 정리한 후 이제 그들의 언어로 이 소설을 다시 들여다볼 시간이다. 다음의 주제를 주고 글쓰기를 했다. 부디, 대학 이후, 삶에 대한 성찰과 통찰의 시간이길 빈다.
- 다음의 두 가지 주제 중 하나를 택하여 서술하시오.
1. 고시원이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저렴한 숙박업소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여 정부에서는 전국의 고시원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주인공 ‘나’의 입장에서 갑을고시원 철거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정하고, 소설 안에서 그 근거를 3가지 이상 찾아 서술하시오.
2.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소유물 3가지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서술하되,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 쓰시오. (가. 밀실에서의 삶에 대하여 논할 것/ 나. 가구 같은 삶에 대해 논할 것/ 다. ‘우리의 소유는 저절로 사라진다’는 ‘나’의 생각에 대해 논할 것)
 
 
 
 
김경욱, <위험한 독서>, 2008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독서치료사인 나를 찾아온 한 여자. 도서관에서 일하면서도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이 여자를 치료하기 위해 나는 그녀를 읽어나가며 책에 대해, 읽기에 대해,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읽기’를 넘어 ‘쓰기’까지 나아가는 그녀. 그러나 그녀가 위험에서 벗어날수록, 그는 점점 위험해 진다. ‘독서’는, ‘타인을 읽는 태도’는 어디까지 위험하지 않은가?
<모둠 일대일 질문게임>을 통해 소설의 곳곳을 살핀다. 퀴즈로 낼 만한 꺼리들이 많아 학생들이 쉽게 몰입한다. 그러나 몇 개의 질문-대답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깊이와 정교함이 이 소설에 있다. 소설에 대한 흥미와 열의를 한껏 돋운 후 이 소설 속 세 이야기를 꼼꼼히 살핀다. 내가 그녀에게 권한 책 이야기, 내가 생각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내가 그녀를 치료해 가는 이야기, 그리고 이 세 이야기를 겹쳐 놓음으로써 이룰 수 있었던 이야기의 연쇄와 증폭까지. 이야기를 따라 가기가 만만치 않지만, (소설 속 ‘나’의 충고대로) 작가의 입장에서 소설을 내려다 보는 읽기의 짜릿함이 대단하다. 그렇게 소설을 꼼꼼히 살핀 후, 학생들이 자신의 힘으로 이 소설을 다시 돌아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당신은 독서치료사다. 이 소설의 주인공 ‘나’이자 당신의 동료인 K가 심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당신은 K의 상황을 분석하여 치료방법을 만들려고 한다. 다음의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서술하시오. (가. 주인공 K가 <당신>에게 권한 책을 통해 K의 욕망을 분석하시오./ 나. 주인공 K의 <당신>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서술하고 K가 위험한 이유와 치료방법을 쓰시오./ 다. 독서치료를 위해 당신이 K에게 추천할 책을 고르고 그 이유를 쓰시오.)
 
 
 
김중혁, <유리의 도시>, 2010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어느 날 갑자기 도시 고층건물의 대형유리가 떨어져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가 반복되면서 경찰은 이것을 ‘사건’으로 규정하고 범인을 쫓는다. 대체 누가, 왜, 어떻게 유리를 떨어뜨리는 것일까? 유리의 도시와 유리에 살해된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 범인을 추적해 가는 추리가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서 남학생들이 푹 빠져 읽는 작품이다.
학생들에게 모둠별로 질문거리를 만들게 한 후 칠판에 적고 모둠별로 선택하게 했다. 1)고은진은 왜 유리를 떨어뜨리는가? 2)공범은 누구이고 공범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건 무슨 뜻인가? 3)정지현이 떨어지는 환상을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4)유리와 거울의 차이는 무엇이고 고은진 집에는 왜 유리가 하나도 없는가? 5)고은진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나? 6)유리가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모둠별로 질문을 골라 토론한 뒤 해답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준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 유리가 차가운 도시문명을 뜻한다면 그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고 그 단절과 소외를 깨뜨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작품과 연관해서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 나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을 연결해서 읽고 이야기해도 좋다.)
 
 
 
박민규,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2010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 근무하며 평생 도시락만 먹어온 얼굴을 하고 있는 아버지. 그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러 갔던 날 생긴 <나의 산수> 때문에 열심히 알바를 하는 한 공고생의 이야기다. 나는 열차에서 푸시맨 알바를 하던 중 열차에서 튕겨져 나온 아버지를 다시 열차에 밀어 넣는다. 더 이상 자리가 없는 열차에 삶의 안전선을 지키기 위해 짐짝으로라도 타야만 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고 어느 날 역에 기린이 나타난다. 나는 기린을 아버지라 여겨 하소연을 해 보지만 기린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한마디만 남길 뿐이다.
학생들은 황당해하지만 그 황당함을 찬찬히 살피는 것이 이 소설의 재미이다. <모둠 한꺼번에 질문게임>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질문을 만들어 칠판에 적는다. 1)왜 하필 기린이고 기린은 누구인가? 2)기린이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라고 답한 의미는 무엇인가? 3)아버지를 만났을 때 왜 발가벗고 화단에 가서 꽃을 뜯어 먹고 싶었는가? 4)아버지의 산수와 나의 산수는 무엇인가? 5)글쓴이가 화성인을 부러워한 이유는? 6)아버지를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된 타조에 비유한 이유는? 6)내가 아버지의 연산인 3.14159...라고 한 의미는? 7)지구도 별이라고 한 이유는? 8)본드를 하던 형이 갑자기 본드를 끊고 열심히 살게 된 이유는? 9)아버지는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10)왜 세상엔 푸시맨만 있고 풀맨은 없는가의 의미는? 11)왜 삶은, 세상은 그렇게 흔들리는가의 의미는? 12)사람들이 다 기린의 존재를 모른 척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나왔고 모둠별로 질문을 정해 토론한 뒤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제시한 글쓰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내가 만약 저런 상황에 놓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 2. 그렇게 행동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 3. 아버지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용준, <떠떠떠, 떠>, 2011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말을 더듬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다시 열한 살로 돌아간다면 공들여 깍은 연필을 들고 여선생에게 다가가 통통하게 살찐 목에 천천히 연필을 찔러 넣은 뒤 그 앞에 책을 펼쳐 놓고 “천천히 읽어봐, 한 문장씩, 또박. 또박. 또박.”이라 말하는 복수를 꿈꾼다. 스스로 벙어리가 되어 어른이 된 이 소년은 놀이 공원에서 사자탈을 쓰고 일하는 여자를 만난다. 갑자기 잠이 들어 발작을 일으키는 병이 있던 이 여자. 이 소설은 한 소년이 말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떠, 떠떠, 떠떠, 떠떠떠, 떠, 떠, 아아, 아아아하아아, 아아아, 아, 사, 사, 사아, 아 아아, 아아아, 라라, 라라라라, 라, 라라라, 아, 아아앙, 해.”라는 말을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읽고 <모둠 한꺼번에 질문게임>을 진행하였다. 1)남자는 왜 열한살로 돌아가면 여선생의 목에 연필을 찔러 넣고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었는가? 2)남자는 왜 스스로 벙어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는가? 3)남자 아이는 왜 발작을 일으켰던 여자 아이를 기다렸는가? 4) 여자가 자신의 발작을 갑자기 드는 잠이라고 한 이유와 그 때 꾸는 꿈이 완전하다고 한 이유는? 5)여자가 발작을 일으킨 날 남자가 책을 읽으며 자신을 괴롭힌 이유는? 6)남자가 말을 더듬으며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이유는? 7)여자가 꿈 속에서 찾았던 사람은 누구이고 꿈 속에서 외로웠던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나왔고 모둠별로 질문을 선택하고 토론한 뒤 답변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글쓰기 주제는 1)장애란 무엇인가? 2)장애가 극복의 대상인가? 3)우리 모두 크고 작은 몸과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4)우리는 왜 장애나 상처를 보여주기를 두려워하는가? 5)장애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6)장애와 상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 질문을 한 두개 골라 써 보게 했다.
 
 
김애란,<달려라 아비>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호응 : ★★★★
 
내 상상 속의 아버지는 지구 위를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때로 무지하게 상스러운 농담으로 날 키운 씩씩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나는 어느 날 미국에서 편지를 통해 아버지가 미국에서 결혼했으며 이혼한 뒤, 재혼한 전처의 집에 가서 정원의 잔디를 깍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어머니에게 편지 내용을 거짓말로 들려준 뒤, 달리는 아버지가 눈이 부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썬글라스를 끼워주고 아버지가 더 잘 달릴 수 있게 될거라 안심하는 이야기다.
학생들의 질문은 1)나는 왜 아버지를 계속해서 달리게 만들었는가? 2)저만치 떨어져 있는 햇볕의 예의바름에 대해 불쾌함을 느낀 이유는? 3)사랑이란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우스워지는 건지도 모른다의 의미는 무엇인가? 4)어머니와 나의 관계는 왜 입석표처럼 당당한 관계라고 했는가? 5)외할아버지가 어머니 욕을 해 대다가 마지막에 그래도 내가 연애를 하면 작은 딸이랑 하지 큰딸이랑 안 한다고 말한 이유는? 6)미국에 있는 아버지 아들이 내게 편지를 보내 아버지 소식을 알려준 이유는? 7)내가 달리는 아버지에게 썬글라스를 씌워준 의미는? 등이 나왔고 역시 모둠별로 하나씩 골라 토론한 뒤 답변을 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글쓰기 주제는 가족 중 누군가가 밉거나 원망스러웠던 적은 언제고 그 감정들이 어떻게 지나갔고 가족이 있어 고맙거나 다행이었던 적은 언제였는가? 가족이 유지되는 방식은 어떤 게 가장 타당한가? 가족이란 제도가 합리적인가?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리가 벌레가 된 후 가족의 반응은 어떠했고 과연 가족이란 사랑과 희생,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인가? 등에 대해 생각해 보고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
 
 
 
 
 
4. 질문과 대답
 
● 모둠수업을 하면 잘 운영이 안되서 고민이 됩니다. 제가 바라는 만큼은 아니라도 모둠토의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모둠이 있어서요. 모둠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둠은 되도록 4명이 넘지 않게 합니다. 그 이상이 되면 소극적인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의 어깨 뒤로 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가 모둠원에게 각각 역할을 부여하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끔이-회의진행과 질문담당/ 큰입이-모둠발표와 낭독 담당/ 기록이-회의기록과 수업기록 담당/ 나름이-자료조사와 운반 담당’ 이지요. 선생님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역할 나누기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교사의 시선과 위치와 대화입니다. 학생들 사이에 말이 잘 트이지 않을 때, 혹은 말이 넘칠 때 교사가 그 모둠 주위를 배회하거나 가만히 서 있거나 합니다. 그래도 되지 않을 때는 듣고 물으며 대화에 참여하지요. 지속적으로 모둠활동이 되지 않을 때는 모둠의 이끔이를 부릅니다. 이 모든 일은 일단 이끔이의 책임이라며 경각심을 주고 경고를 주거나 모둠 전체에게 경고를 주기도 합니다. 모둠 전체를 남겨서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찾으며 역할에 따라 최소한 해야 할 것들을 해 달라고 요구하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되더라구요.
 
● <선택하기> 수업은 국어수업이라기보다 정치수업이나 도덕수업에 가까운 듯한데요, 이런 수업을 꼭 국어시간에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또 그냥 말로만 끝나는 수업일 때 허망하지 않을까요?
정치란 결국 선택입니다. 그 선택이 우리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요. 우리가 정치를 혐오할 수 있어도 외면할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그 선택의 근거란 결국 윤리입니다. 윤리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이자 갈등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선택하기 수업이 정치나 도덕 수업으로 보이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때문에 <선택하기> 수업은 문학과 정치와 도덕(을 비롯한 인문)교과가 더욱 함께 만들어야 할 일이지 서로에게 미뤄둘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더욱 진지하게 이 선택을 고민했으면 하지요. 진지함이란 자신의 말에 책임지려는 태도이겠지요. 자신의 말에 자신의 삶으로 응답하려는 태도이겠지요. 이런 진지함의 무게가 없다면, 우리의 말들은 허공을 떠돌 뿐입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이 수업은 자신의 ‘선택’과 관련한 체험활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이상적일 듯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자기 삶에서 실천할 때 그 수업은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 <질문하기>에 대해서 질문입니다. 중요도로 점수를 어떻게 주시나요? 또 보통 문제는 난이도로 점수를 부여하는데, 중요도로 부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요로도 기준을 잡아야 학생들이 작품의 핵심을 더 깊이 파악하는 질문들에 가까이 가기 때문입니다. 난이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작품의 내용과는 관계 없이 상대방이 알기 어려운 것만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지요. 서로 문제를 만들면서 중요하면서도 상대편이 맞추기 어려운 문제를 찾다보니 이 질문의 수준이 높습니다. 서로 대화를 나누며 모둠별로 찾기 때문에 질문이 더욱 깊어지는 듯합니다. 별 개수에 차이를 두는 이유는 작품의 핵심적인 질문과 대답을 찾으면서도, 기발하고 엉뚱한 질문들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질문들이 질문게임에 활력을 불어 넣지요.
 
● <상상하기> 수업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옛이야기는 옛이야기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인데 그런 새로운 상상이 오히려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까요?
분명 이러한 질문과 상상은 옛이야기나 작품의 의미를 함부로 재단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 바꿔 쓰기가 그렇지요.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며 넘어설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해를 각오하지 않은 대화가 세상에 있을까요? 문제는 학생들의 이해와 오해를 적극적으로 드러낼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겠지요. 상상하기 수업은 그 이해와 오해를 드러내고 더 깊고 넓으며 새로운 이해와 오해를 만들어 보려는 수업입니다. 결론을 바꾸되, 그 바뀐 결론에 담긴 논리와 감성을 서로 나누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이야기에 대한 최대의 경의가 아닐까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회원이미지하고운  2012-11-12 17:42   답글    
우왕 재밌겠다! ㅋㅋㅋ 선리플 후감상! 병섭샘 글만 봐도 완전 신나요 ㅋㅋㅋ 애들이랑 재미나게 수업하고 싶어요. ㅠㅠ 1년 간 고3 수업하면서 지치고 또 지치고 이런 수업을 내가 내년에 할 수 있을까 벌써 겁부터 덜컥, 납니다. ㅠㅠ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전국의 모든 국어교사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글이 되길! :D
    회원이미지김병섭  2012-11-15 16:13   답글    
   우와 고맙습니다, 하고운 선생님 ^^ 재밌겠다는 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칭찬이지요 ㅋ ^^ 장담하건데, 하고운 선생님의 역량과 열정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더 즐겁고 재미난 수업 만드셔서 또 들려 주세요. 올 한 해, 고생 많으셨으니 남은 몇 달 동안 푹 쉬시고 다시 일어 나시길. ^^
 회원이미지황지영  2012-11-14 12:02   답글    
더 이상 손 볼 곳이 없습니다. 완벽합니다! 짝짝짝!
전 묻어가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제가 수업 시간에 한 몇 작품과 활동거리를 간단히 정리해서 빠른 시일 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병섭샘~ 수고 많으셨어요.
추진력과 넘치는 아이디어,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짱짱 멋져요.
제게도 조금만 나눠주실 수 없으실까요? ㅋㄷㅋㄷ

    회원이미지김병섭  2012-11-15 16:15   답글    
   고맙습니다, 황지영 선생님. 저야말로 황지영 선생님의 넘치는 활력과 단호함을 배우고 싶은 한 사람입니다 ^^ 선생님의 수업 이야기도 무척 궁금해요. 부끄러워 마시고 그냥 주우우우욱 보여주세요 ^^ 기다리겠습니다. ^^
 회원이미지한창호  2012-11-15 12:23   답글    
야~ 손 안 대고 코 푼다는 게 이런 건가요? ㅎㅎ
이건 뭐 그냥 따라만 하면 되겠어요.^^

정말 병섭샘은 아이디어 뱅크에다가 실천력 짱!!
게다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까지~~ 어우어우~~
    회원이미지김병섭  2012-11-15 16:18   답글    
   손 안 대고 코 풀면 입에 코 들어가요... ^^;; 한창호 선생님의 수업 이야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그리고...과찬이세요. 저는 그렇게 아이들을 사랑하지도, 열정적으로 살고 있지도 못합니다. 다만, 좀 재미나게 살자고 이렇게 저렇게 궁리해서 고집 피우고 살고 있지요. 많이 많이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며 살아요. 그래서 같이 재밌자고 아이들 꼬시면서 살고 있는 그런 거죠 뭐. ^^;;
 회원이미지김영희  2012-11-18 14:53   답글    
늦긴요!!!! 제가 공지글만 올려두고 안내 문자를 보내지 않아놔서, 선생님들이 목록 제작을 시작하셨을 거란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절대 물꼬방 샘들을 못 믿는 건 아닙니다ㅋㅋㅋㅋ)
선생님께서 첫 단추를 끼워주셔서 목록 제작이 기한 내에 순조롭게 이뤄질 것 같습니다! 으허허허, 샘 정말 멋지셔요 >_<
저도 병섭샘 따라 중학교에서 단편소설 읽기 수업을 시작했습니닷! 지난주에 무사히 중3 수업을 마치고, 다음주에 중1 수업에 도전해요. 조만간 수업 후기 올릴게요 >_< 저도 신나고 아이들도 신나는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회원이미지송수진  2012-11-19 03:56   답글    
11월 1일 승훈샘과 전화할 때 흔쾌히 도서목록 작업 열심히 하기로 해놓고 이제서야 들어와 보네요. 죄송, 죄송 ㅠㅠ
늘 학교 사정이야 정신없지만 같이 3학년 가르치는 샘이 병가를 내시는 바람에 수업, 셤문제 등 제가 앞길을 나서서 헤쳐가느라 마음만 바빴거든요. 그래도 기말 셤문제 혼자서 마감 전까지 다 냈습니다. ㅎㅎ
이제 70%의 수행평가만 정리하면ㅠㅠ
이게 장난 아니네요. 올해 첨 시도해보는 건데 이제 잘 마무리만 하면 되겠죠. 수행평가 채점의 압박감에 이 새벽에잠도 깬 것 같아요.
영희샘의 단편소설 수업 엄청 궁금해요. 저도 시도하고 싶었거든요.목록도, 수업내용도
제가 이번주까지 마무리할 것들이 서너개 있지만 목록 작업도 열심히 하도록 해볼게요.
살아남을 수 있겠죠?ㅋ ㅋ ㅋ ㅋ ㅋ

그동안 댓글 못달아서 미안한 마음에 주절주절 써요. 영희샘!!!
수행 점수만 좀 진척되면 목록작업 열심히 할 마음의 여유가 생길 거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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