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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정규수업
정규 수업에서의 독서 교육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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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권읽기 시리즈9- 고등- 시 경험쓰기
조회 361
첨부파일
회원이미지김병섭
2018-01-10 15:50:06
       
 
시는 돌려말하기가 아니라 정확하게 말하기 입니다.
우리 삶의 어느 한 순간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말과 삶의 구석구석을 탐구하는 이들의 결과물이 시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 한 편,  어느 시의 한 구절이 
학생들의 삶과, 경험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시를 잘 고르고, 읽고, 
자기 삶에 견주어 깊이 성찰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서 발견하실 수 있을 거에요.
시를 좋아하시는 선생님들께 강추!!! 합니다 ^^
 
 
(좋은 자료를 만들어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좋은 자료가 더 널리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학기 한권읽기 자료집 2017에서 발췌했습니다.)
 
출처 : http://www.edunet.net/nedu/ncicsvc/classSharing.do?menu_id=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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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과정 관련성
 
(가)성취기준 및 해설
[12문학02-05] 작품을 읽고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하거나 주체적인 관점에서 창작한다.
[12문학04-01]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는 태도를 지닌다.
시 경험 쓰기는 시집을 골라 읽은 후 옆 자리에 앉은 짝을 보고 생각나는 시,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를 뽑아내고 이유를 적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나의 경험과 관련 있는 시를 선정하고 그 시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학습과정을 거친다. 이 때 시를 내 주변의 타인들과 연결 짓는 과정, 그리고 시를 통해 스스로의 경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통해 성취기준 [12문학04-01]을 체험할 수 있고 직접 한 편의 글을 창작하는 과정에서는 성취기준 [12문학02-05]를 연계하여 수업할 수 있다. 문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작품을 통한 자기 성찰에 있다. 문학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떠올려 보고 성찰하는 글쓰기는 이러한 문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과 맞닿아 있다.
 
 
(나)교과 역량
비판적‧창의적 역량, 자기 성찰・계발 역량, 의사소통 역량
 
 
(다)학습 요소
감상적 읽기, 진솔한 글쓰기, 성찰하는 글쓰기, 문학의 가치
 
 
 
(2) 교수・학습 방법
 
◦ 시 경험 쓰기는 자기 경험과 연결 지을 수 있으면서 공감되는 시를 찾아 그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한 편의 수필로 풀어내는 활동이다. 그 전에 학생들은 교사가 가져온 시집들 중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골라 읽고 첫 시간에는 자신의 짝과 어울리는 시의 구절을, 두 번째 시간에는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의 구절을 찾고 이유를 써보는 활동을 거친다. 옆 자리에 앉은 친구는 가장 자주 보는 사이이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관계로 밀착된 관찰이 가능한 사이다. 더불어 담임선생님은 친구와는 다른 위계의 사람이면서도 교실 안에서 자주 마주치고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다. 수업 상황에 맞게 짝과 담임선생님을 친구나 가족과 같은 다른 대상으로 바꾸어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 경험 쓰기는 학업 성취 수준이 낮거나 시를 좋아하지 않는 남학생들까지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수업방법이다.
교수‧학습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점
- 시에 재미를 느끼고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시집을 선정하였는가?
- 자신의 삶과 맞닿아 있는 시를 잘 골랐는가?
- 시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풀어내었는가?
 
 
 
읽기 [讀]
 
도서 선정
(학습 단위)
 
개별적으로 시집을 골라 읽기
 
 
 
 
 
읽기
 
수업 시간 내 집중하여 읽기
 
 
 
 
 
 
 
표현하기 [論]
 
쓰기
 
쓰기 1: 짝의 얼굴 보고 떠오르는 시와 그 이유 쓰기
 
 
쓰기 2: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와 그 이유 쓰기
 
예시 글 보며 잘된 ‘시 경험 쓰기’ 글의 요건 살피기
 
쓰기 3: 자기 경험과 연결 지을 수 있으면서 공감되는 시 고르고 관련된 시 경험 쓰기
 
(가) 교수・학습 과정
 
 
(나) 도서 선정
◦ 도서관에 있는 시집 150권 가량을 무작위로 선별하여 장기대출 한 후 아이들에게 제시한다. 시집의 수준은 다양한 것이 좋으나 시집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추천해 주기에 좋은 쉬운 수준의 시집들은 따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 중점 사항
◦ 이 수업의 성패를 가르는 지점은 공감되는 시를 고르고 그에 관련된 스스로의 경험을 생생하게 잘 풀어냈는지의 여부이다. 시를 가지고 경험을 쓰라고 하면 학생들은 추상적인 감상을 풀어 놓거나 어설픈 해석을 하려 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 수업에서 요구하는 바는 시에 관한 자신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써 내려가는 것이므로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하기 전 다른 학생들이 쓴, 혹은 교사가 쓴 모범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라) 차시 구성 및 수업 운영
단계
개요
차시
활동 내용
비고
1
시집 고르기 및 쓰기 1
1
•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골라 자유롭게 읽기
• 짝의 눈을 30초간 바라본 뒤 짝에게 어울리는 시 고르고
그 이유 쓰기
 
2
시집 고르기 및 쓰기 2
2
•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골라 자유롭게 읽기
• 눈을 감고 담임선생님의 얼굴과 목소리를 떠올린 뒤 ‘담임
선생님과 어울리는 시’ 고르고 그 이유 쓰기
 
3
시집 고르기 및 쓰기 3
3
• 교사가 준비한 학생의 예시 글을 세 편 가량 읽고 잘된 ‘시
경험 쓰기’ 글의 요건 살피기
 
4
• 마음에 드는 시집을 골라 읽고 그 중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을
수 있으면서 공감되는 시 두 편을 공책에 옮겨 적기
 
5
• 두 편 중 한 편을 골라 연관된 자신의 경험쓰기
 
 
 
1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1
①도서관에서 장기 대출한 시집을 150권 가량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시집을 3~4권 자리로 가지고 들어가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시집을 서너 권씩 가져가면 15~20분 동안 자유롭게 읽게 하여 시에 푹 빠져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이 수업은 도서관 활용 수업으로도 가능하다.
 
②교사는 이때 아이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시집을 잘 읽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웬만하면 누가 읽어도 공감하는 시집들을 슬며시 권해준다. 박성우 시인의 <난 빨강>은 본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지점이 많아 남학생들이 특히 좋아하고 정윤혜 선생님이 공고 아이들과 함께 쓴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는 학교에서 사고치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 같아 잘 읽는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펴낸 <국어시간에 시 읽기>는 쉬운 언어로 된 편안한 느낌의 시들이 가득 들어 있어 학업 성취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읽어낸다. 이런 시집들을 권해주면 시집이 도무지 재미없다고 말하던 학생들도 대체로 시집 읽기에 집중을 하게 된다.
 
③15∼20분이 지나고 나면 교사는 학생들을 보고 영화 ‘이티’에서 나오는 것처럼 손가락을 짝과 서로 마주 대라고 한다. 그 상태로 서로 30초간 눈을 보라고 한다. 눈을 떼는 사람이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시 1분간 얼굴 보기를 하게 하겠다고 이야기한다. 30초간 서로 마주보기를 할 때는 먼저 눈을 풀 시간을 주고, ‘자~ 이제 시작합니다.’하고 준비를 한 다음에 하면 더 잘 된다.
 
④방금 바라본 짝과 느낌이 비슷한 시의 구절을 자신이 고른 시집 속에서 찾아보게 한다. 그리고 그 시의 전문을(시가 너무 길면 그 중 일부를) 나누어 준 A4 용지에 옮겨 적게 하고 그 밑에 그 시를 고른 이유를 서너 줄 짤막하게 적게 한다.
 
⑤종이 치면 나누어 준 A4 용지를 모두 걷어 교사가 가져간 뒤 그 중 재미있거나 잘 된 작품을 뽑아 다음 시간에 미리 본인의 동의를 구한 후 발표를 시킨다.
 
 
2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2
⑥첫째 시간과 비슷하게 시집을 150권 가량 내놓고 학생들에게 3-4권씩 가져가게 한다. 15∼20분가량 시에 푹 빠져 읽는 시간을 갖는다.
 
⑦15∼20분이 지나고 나면 학생들에게 눈을 감고 30초 동안 담임선생님을 생각해 보게 한다. 담임선생님의 얼굴, 담임선생님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주는 느낌을 함께 떠올려 보라고 한다.
 
⑧방금 떠올린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의 구절을 찾게 한다. 그 구절이 들어있는 시의 전문을(시가 너무 길면 그 중 일부를) 나누어준 A4 용지에 옮겨 적게 하고 그 밑에 고른 이유를 서너 줄 짤막하게 적게 한다.
 
⑨종이 치면 나누어 준 A4 용지를 모두 걷어 교사가 가져간 뒤 그 중 재미있거나 잘 된 작품을 뽑아 다음시간에 미리 본인의 동의를 구한 후 발표를 시킨다.
 
 
3차시: 잘 된 시 경험 쓰기의 요건 살피기
⑩시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쓰게 할 것임을 미리 공지하고 또래 학생들이 쓴 시 경험 쓰기의 예시를 세 편 정도 함께 읽는다. 예시 작품을 통해 잘 된 ‘시 경험 쓰기’ 글의 요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자신의 경험과 제시한 시가 서로 잘 연결이 되는지. 경험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글 속에 잘 드러나는지. 솔직한 글쓴이의 감정이 꾸밈없이 드러나고 있는지. 오감이 잘 살아나는 표현을 사용하여 읽는 것만으로도 글 속의 경험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는지. 글이 쉽게 잘 읽히는지. 글을 읽은 후 여운과 감동이 느껴지는지 등의 여부를 함께 살펴본다. 모둠을 구성하여 모둠별로 마음에 드는 글을 고른 후 그 글이 잘 된 글이라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의견을 모아 발표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4~5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3
⑪이번 시간에는 1, 2 차시와 똑같이 시집을 150권 가량 들고 들어가서 처음부터 오늘 할 일을 공지해 준다. 가장 공감이 되면서 자신의 삶과 연관이 되는 시를 두 편 찾아 A4 종이에 옮겨 쓰게 한다. 시가 너무 길면 중간에 빼고 쓸 수 있는 만큼만 적게 한다.
 
⑫수업 종이 치면 학생들이 두 편씩 시를 옮겨 쓴 종이를 걷어온다.
 
⑬마지막 시간에는 셋째 시간에 옮겨 적은 두 편의 시 중 한 편을 뽑아 그와 관련한 자기 경험을 글로 쓰게 한다. 요즘 학생들은 손으로 긴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므로 컴퓨터실로 데려가 작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3) 평가 방법
 
 
(가) 평가는 이렇게
◦ ‘시 경험쓰기’는 1, 2차시의 ‘시 선택 후 이유 쓰기’ 활동 장면에서, 그리고 5차시의 ‘시 경험 쓰기’ 결과물을 대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 평가 장면에서 관찰하고 평가한 결과는 수행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
 
◦ 1, 2차시에서는 학생들이 ‘짝에게 어울리는 시를 찾고, 그 이유를 제시했는지’,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를 찾고, 그 이유를 제시했는지’ 수행 여부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평가에 반영한다. 교사는 되도록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의 활동 수행 여부를 확인하여 학생별 결과를 기록해 둔다. 이 평가 장면에서 학생들의 활동 수행 정도를 구분하여 평가(상/중/하)하는 것도 가능하겠으나, 그럴 경우에 평가에 대한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서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장면에서는 학생들의 활동 수행 여부만 확인하는 것으로 하고, 이후의 글쓰기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행 정도를 판단하도록 한다. 이 평가 장면에서 학생들은 짝과 담임교사의 특징을 포착해 내고 그런 특징에 어울리는 시를 골라내, 자신의 판단에 대한 이유를 적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보이는, 타인에 대해 주체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평가하는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 5차시에서 학생들이 쓴 글을 제출하게 하고, 이 글에 대해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아래의 평가 기준에 따라 분석적 평가 또는 총체적 평가를 할 수 있다. 이때에는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과 관련이 있는 시를 고르는지,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나도록 하면서도 글의 구성이 자연스럽고 표현이 정확한 글을 구성해 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삶(경험)을 반추해 보는 자기 성찰・계발 역량과 자신의 생각과 느낌, 경험을 글로 표현해 내는 의사소통 역량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 평가등급은 A/B/C/D/E의 5단계로 할 수 있고, 그 비율은 학급별 성취 수준에 따라 일정한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
 
 
(나) 중점 사항
◦ 시에 관한 추상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제시하고 있는 글,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이 배제된 채 시의 해석만을 담고 있는 글은 좋은 시 경험 쓰기가 될 수 없다. 시에서 파생된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고 구체적이게 서술하는 것이 중점임을 알게 한다.
 
 
(다) 평가 장면과 평가 기준
평가 장면
평가 기준
확인
평가 방법
관련 평가 역량
시 선택 후 이유 쓰기
・자신의 짝에게 어울리는 시를 찾고 그 이유를 제시하였는가?
・담임선생님께 어울리는 시를 찾고 그 이유를 제시하였는가?
 
과정평가
정량평가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시 경험 쓰기
자신의 경험과 관련되는 시를 잘 골랐는가?
 
결과평가
정성평가
자기 성찰・계발 역량
자신의 경험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잘 드러났는가?
 
의사소통 역량
글의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흐름이 자연스러운가?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호응은 정확한가?
 
 
 
(라) 학교생활기록부 반영의 예
◦ 학생들이 활동한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해 주어 학생의 잠재적 능력과 재능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의 기본 구조
‘책 제목(저자)'를 읽고 자신의 경험 ~ 을 떠올림. 학생의 ~ 성찰 역량이 뛰어남.
(예 ‘반성(김영승)’의 시집속 ‘반성○○’이라는 시를 읽고 유난히도 춥던 겨울 붕어빵장수 아저씨를 도와 일을 하던 또래의 두 딸들을 만났던 기억을 떠올림.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고 부끄러움을 느꼈던 그때의 감정들을 생생한 문장으로 써내려감.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할 줄 아는 자기 성찰・계발 역량이 뛰어난 학생임.
 
 
(4) 묻고 답하기
 
 
Q수업시간에 시집을 읽게 하면 학생들이 잘 읽는가?
시집은 줄글에 비해 이야기가 약하고 가독성이 낮은 편이라 아이들이 쉽게 집중하지 못한다. 보통 시집을 나누어주면 아이들의 집중 시간이 20분을 넘지 못한다. 그러한 까닭에 처음에는 시집을 무작위로 가져가 20분가량을 읽게 하고 그 이후에 오늘의 할 일(예: 짝에게 어울리는 시 고르기)을 제시한다. 그러면 또 다시 집중해서 시집을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겨난다. 더불어 아이들이 분위기를 잡고 시를 읽을 수 있도록 잔잔한 경음악이나 바다 소리 같은 효과음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다.
 
Q이 수업을 하고나면 어떤 점이 좋은가?
교과서에서 만나는 정형화된 시의 모습과 해석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시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아이들에게는 거의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수업은 학생들이 시집을 손에 직접 들고 만지작거리며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시집읽기 수업이다. 네 시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적게는 수십 편, 많게는 수백 편의 시를 읽으며, 시를 자신의 삶과 멀지 않게 느끼게 된다. 그것은 훗날 다시 교과서에서 혹은 참고서에서 시를 대할 때에도 좀 더 편안하게 시와 만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
 
Q시집은 왜 150권이 필요한가?
총 세 번의 기회동안 학생들은 마음에 드는 시집을 매 시간 각각 3-4권씩 골라 읽게 되는데 책의 권수가 150권 정도는 되어야 모든 학생들이 매번 다른 시집들을 뽑아 읽을 수 있다.
 
Q떠오르는 시를 찾는 대상이 왜 꼭 짝이거나 담임이어야 하는가? 짝이나 담임을 싫어하거나 사이가 안 좋은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학생들은 추상적인 안내보다는 구체적인 안내를 더 편안해 한다. 그러한 까닭에 우선 떠올리는 대상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한정된 예시를 지정해 주는 편이 좋다. 짝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 얼굴을 대면하는 존재이다. 그러한 까닭에 밀착된 관찰도 더 용이하다. 시집을 읽는 동안 옆 친구를 바로 힐끗힐끗 바라볼 수도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반드시 짝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밀착된 관찰이 가능한 가장 친한 친구나 형제 부모와 같은 가족도 좋다. 이는 담임도 마찬가지이다. 1차시에서 했던 짝이나 친한 친구처럼 위계가 수평적인 사람이 아니면서 바로 떠올릴 수 있고 관찰이 가능한 대상으로 정한다. 이를 담임으로 설정한 이유는 위계가 친구와 다르면서도 학급 내에서 담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대상의 특징을 잡아내 시를 고르기가 수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담임이 아니라면 ‘자신의 삶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인물’과 같이 어느 특정한 인물을 지정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만을 설정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Q과제물은 어떤 형태로 받는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미리 과제 카페를 만들어 놓고 반마다 게시판을 두고 글을 올리게 하는데 그곳에 미리 편집 양식을 올려둔다. 글씨를 작게 하고(9포인트) 다단으로 편집하게 하면 한 페이지에 시 전문과 관련된 학생의 경험이 모두 들어갈 수 있어 보기에 좋다.
 
Q이 수업에서는 고쳐쓰기가 필요하지 않은가?
글쓰기 수업에서는 모두 고쳐쓰기가 필요하다. 고쳐쓰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학생의 글쓰기 실력은 성장하지 않는다. 고쳐쓰기를 하기 위한 전 단계로는 동료평가를 통한 동료의 피드백과 교사의 피드백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 경험 쓰기는 글의 특성상 개인의 가족사, 아픈 기억 등 내밀한 이야기가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 까닭에 글을 동료친구들끼리 돌려서 읽고 피드백을 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고쳐쓰기를 할 예정이라면 교사가 읽고 피드백을 해 주는 과정만 넣거나 학생들에게 동료평가를 할 예정임을 미리 공지하고 동의를 얻어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5) 수업 구현 사례
[학습목표]
- 작품을 읽고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하거나 주체적인 관점에서 창작할 수 있다.
- 문학을 통하여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는 태도를 지닌다.
 
 
1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1
 
 
① 짝을 보고 생각나는 시를 찾아 옮겨 적어보고 그 시를 고른 이유를 써 봅시다. (시 전문이 너무 길면 일부만 적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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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2
 
② 담임선생님과 어울리는 시를 찾아 옮겨 적어보고 그 시를 고른 이유를 써 봅시다. (시 전문이 너무 길면 일부만 적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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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차시
잘 된 ‘시 경험 쓰기’의 요건 살피기
 
③ 제시 된 글들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보고, 그 이유를 써 봅시다.
 
반성 100
김영승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 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 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작년 겨울이었다. 유난히도 춥던 1월의 주말 저녁. 하는 일도 없이 하루 종일 뒹굴뒹굴 굴러다니던 나는 한 참 전부터 엄마가 장보러 마트에 함께 가자고 하시는 말씀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귀찮은 걸 제일 싫어하는 내가 황금 같은 주말저녁에 밖에 나가자는 말을 반갑게 들을 리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기어이 같이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마지못해 따라 나서긴 했지만 이만큼이나 나온 입을 어찌하진 못했다. 가까운 마트에서 장을 본 뒤 우리 아파트 단지 앞에 다 왔을 때였다. 여전히 안 나올 걸 나왔다며 뾰로통해 있던 나를 엄마는 나름대로 달래주기 위한 묘책을 내셨다. 엄마는 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호떡가게로 나를 잡아 끄셨다. 사실 내가 호떡을 좋아하긴 하지만 먹을 걸로 금방 풀리면 꼴이 우스워질 것 같아 안 먹겠다고 툴툴 거렸다. 그런데 작게 말한다는 것이 그 호떡장수 아저씨께 들렸었나보다. 나에게 멋 적게 웃으시면서 뭐 때문에 심통이 났냐고 하시는 거였다. 나는 괜히 민망해져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붙임성 좋으신 엄마가 그 호떡가게로 나를 잡아끄시면서 따끈따끈한 호떡으로 3000원어치를 싸달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기서 먹고 가자고 하셨다. 아무 말 없이 호떡 하나를 종이에 집어서 물고 있는데 그때에 서야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아저씨 옆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추운 겨울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는 두 명의 내 또래 여자아이들. 둘이 똑같이 생긴 걸로 보아 쌍둥이 인가 보다 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유명한 호떡집이라면 모를까 정식 가게도 아닌 포장마차에 아르바이트생이 두 명씩이나 있을 리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라 뭘까 하고 생각에 빠져 있는데 엄마가 마침 아저씨께 두 아가씨들은 따님들이냐고 물으시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흐뭇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셨다. 그 인상 좋은 웃음으로 내 쌍둥이 딸들이라면서 고등학교 2학년 이라고 하셨다. 하나는 진건고에 다니고 하나는 청학고에 다닌다고. 나는 순간 충격에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면 나랑 동갑이란 소리! 한 참 감수성 예민하고 남의 눈 의식할 나이에 아빠가 하시는 호떡가게에서 앞치마까지 두르고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전히 내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엄마와 아저씨가 말씀을 나누시는 동안에도 그 두 쌍둥이 딸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돈도 거슬러 주고 호떡 뒤집개로 야무지게 호떡도 뒤집으며 열심히 맡은 임무를 다 하고 있었다. 해맑게 웃으며 손님들에게 “또 오세요~”하는 인사까지 잊지 않고서. 정말 입을 벌리고 쳐다보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그 말을 듣고 우리 엄마는 입이 닳도록 그 아이들에게 칭찬을 하셨다. 어린 나이에 효도한다고, 저렇게 착한 딸을 둘씩이나 두셔서 좋으시겠다고. 갑자기 쥐구멍에라도 숨었으면 하는 내 심정을 더 부추기는 말이었다. 얼굴이 빨개진 걸 간신히 가렸다. 사실 누구에게나 아버지란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큰 존재일 것이다. 그렇지 않음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나름대로 투정을 하고 소심해진다. 그 시기가 바로 지금 우리들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 두 아이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그 곳에 나와 있던 걸까. 속마음까진 알 수 없지만 그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한 치의 부끄러움도 찾을 수 없었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한테 이런 표현을 쓰긴 민망하지만 정말 존경한다는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아저씨의 표정에서 그리고 두 딸들의 표정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었다. 엄마가 가끔씩 길거리를 지나가다 이런 가게를 보면 나에게 물으실 때가 있었다. 엄마가 우리 동네에서 붕어빵 장사를 한다면 네가 나와서 도와 줄 수 있겠냐고. 나는 그때마다 쪽팔리게 어떻게 그러냐고 버럭 화를 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따끈한 호떡 한 봉지를 들고 집으로 오던 그 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시를 보는 순간 문득 그 때의 화끈거림이 떠올랐다.
- 조○○(○○고 3학년)
 
새싹
공광규
 
겨울을 견딘 씨앗이
한줌 햇볕을 빌려서 눈을 떴다
아주 작고 시시한 시작
 
병아리가 밟고 지나도 뭉개질 것 같은
입김에도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도대체 훗날을 기다려
꽃이나 열매를 볼 것 같지 않은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떤 꽃이 필지 짐작도 가지 않는
아주 약하고 부드러운 시작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린 생명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거짓말도 못 하고 남을 해하려는 마음도 없으며 그저 시기, 질투, 욕심 같은 단어는 찾아 볼 수도 없는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한 생명. 마치 어린 천사가 이 험악한 세상에 태어난 것과 같은 것처럼 말이다.
어렸을 때 나의 부모님은 일자리 때문에 교회 옆에 있는 조그만 한 집에 이사를 오게 되었다. 어느 가족들과 같이 몇 안 되는 짐들을 풀고 집 이곳저곳을 둘러 보셨다. 우리 집 마당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그 옆으로는 조그만 한 앵두나무 한 그루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잡초들이 무성하게 나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의 집이었다. 그런 집에서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호박씨앗을 가져 오셨다. 아버지께서는 마당 뒤편에 호박씨를 같이 심자고 하셔서 나는 우선 물을 떠왔고 아버지께서는 모종삽으로 땅을 푼 뒤 그곳에 씨앗을 심고 흙을 부은 뒤 내가 떠온 물로 뿌려 씨앗심기를 끝냈다. 그 이후 나는 싹이 자라기만을 기다리며 며칠이 지났다. 씨앗을 심은 뒤 나는 그 날도 마찬가지로 씨앗이 자랐는지 보기 위해 마당 뒤편으로 가 보았는데 정말로 귀엽게 생긴 새싹하나가 자라나 있었다. 그것을 본 나는 너무나도 기쁘고 그날 밤은 새싹 생각에 잠이 오질 않았다. 다음날 또 다음날 나는 매일매일 새싹을 키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도 주고 거름도 주면서 정말로 열심히 새싹을 키웠다. 그렇게 새싹은 우리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 하나가 일어나고 말았다. 학교 수업이 끝난 나는 집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 앞에서 예쁜 병아리들을 팔고 계시는 한 아저씨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그 병아리 앞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하고 있다가 한 마리 사서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그 당시 거금이었던 500원을 투자해 병아리 모이와 병아리 한 마리를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나는 새싹 키우는 것은 까마득히 잊은 뒤 병아리 키우는 재미에 빠져있었다. 병아리가 거실을 그 짧은 다리로 뛰어 다니는 것을 보니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밥도 매일같이 주고 학교 다녀와서도 같이 놀아주면서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사건이 일어난 당일 병아리는 그날따라 별로 기운도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나는 병아리가 매일 거실에서만 갇혀서 그런가보다 하고는 병아리를 마당으로 데리고 나갔다. 병아리는 제 세상을 만난 듯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면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그렇게 병아리가 노는 모습을 보다가 나는 어머니의 부름에 잠시 집안으로 들어가 있었는데 사건은 그 잠깐 동안에 일어났다. 어머니의 부름을 다 마치고 다시 밖에 나온 나는 병아리가 없어진 것을 깨닫고 마당 이곳저곳을 찾아 다녔다. 몇 초도 지나지 않은 뒤 마당 뒤편에서 “삐약삐약”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소리가 나는 그곳으로 간 나는 정말 놀라운 모습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병아리가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키우고 있던 새싹을 그 조그만 부리로 마구 쪼아 대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새싹 앞에 서서 한참을 운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와 씨앗에서 싹이 나면서 까지 행복했던 기억들이 스쳐가며 다시는 볼 수 없는 새싹이 너무나도 불쌍하게 여겨져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그 후 자신의 잘못을 모른 채 지금도 뛰어 놀고 있던 병아리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와 병아리를 둔 뒤 그 날의 사건은 막을 내렸다. 그날 밤 나는 ‘새싹이 얼마나 아팠을까?’ 내가 좀 더 잘해 줬으면 내가 좀 더 잘 보살펴 주었으면 하는 생각들을 하며 눈물이 났고 그렇게 잠자리에 들었다.
- 박○○(○○고 3학년)
 
온달
도종환
 
그는 늘 최전선에 있었다
후주 무제 쳐들어올 때는 비사들에 있었고
신라와 맞설 때는 죽령으로 달려갔다
그는 왕의 신임을 받는 부마였지만
궁궐 편안한 의자 곁에 있지 않았다
그는 늘 최전선에 있다가
최전선에서 죽었다
권력의 핵심 가까이에서 권력을 나누는 일과
권력을 차지하는 일로 머리를 싸매지 않았다
높은 곳 쳐다 보지 않고 아래로 내려갔다
안락하고 기름진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험한 산기슭을 선택했다
그때 궁궐 한가운데 있던 이들
단 한 사람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천 년 넘도록 우리가 온달을 기억하는 건
평강공주의 고집과 눈물 때문 아니다
가장 안온한 자리를 버리고
참으로 바보같이 가장 험한 곳
가장 낮은 곳 향해 걸어갔기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가 목숨 던져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1987년 7월 마지막 날 나는 처음 세상을 봤다. 아빠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엄마 옆에도 있지 않았다. 나를 따뜻이 안아주지 못했던 아빠는 우리가족 생계를 위해 해외어선을 타고 있었다. 온달이 늘 위험한 최전선에 있었듯이 그는 우리가족을 위해 바다 새들과 출렁이는 파란 물 밖에 보이지 않는, 낭만 있는 바다가 언제 무서운 괴물로 변할지 모르는 그런 곳에서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유난히 나는 아빠와 성격이 정반대다. 아빠가 내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먼저 가지고 있었다. ‘아빠가 나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빠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못해서 일거야.’ 나는 알게 모르게 아빠 탓을 먼저 하고 있었다. 점점 나와 아빠사이는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저녁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고 있다가도 아빠가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면 자는 척을 했고 아빠와 인사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말투도 변했다. 아빠가 무엇을 물어보면 틱틱 거리기만 할뿐이었다.
아빠와 말 한마디 나누는 게 바늘에 실 꿰기보다 힘들어지고 있을 무렵 엄마는 그런 내 모습이 안타깝고 괘씸해보였는지 나를 다그쳤다. 나는 그때 나를 혼내는 엄마도 이해하지 못했다. 끝까지 나는 나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아빠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행복한 세상’이라는 방송을 하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려고 했는데 왠지 묘한 느낌이 들어 화면을 쳐다보다 갑자기 마음이 미어졌다. 내 눈에선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가난해서 아버지를 원망하다 아버지가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깨닫는 그런 내용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우리아빠는 어떤지. 늘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아빠는 내 행동에 화가 나지 않았는지. 아니 짜증이라도 나지 않았는지. 하루 동안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짜증도 나고 힘도 들 텐데, 힘이라고는 손톱만큼도 되어주지 않는 딸이 밉지 않았는지. 이 생각을 하니까 내가 믿고 있었던 내 생각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아팠다. 내 심장을 주먹으로 친 것 같이.
집을 나와 우리가게로 갔다. 엄마와 아빠는 열심히 일하고 계셨다. 식당 안에는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땀을 물수건으로 닦아 가며 일하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니 서러웠다. 눈물을 꾹꾹 눌러 담았다. 손님이 나가면 ‘안녕히 가십시오.’ 크게 인사하는 아버지. 손님보다 아버지가 더 위대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는데 아버지는 조금이라도 남겨 둘 수 있는 자존심까지 버리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주저앉아서 울고 싶었다. 아니 뛰어 들어가서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는 무거운 발을 질질 끌고 오기도 힘든데 내 무거운 마음과 눈물까지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엉엉 울었다. 머리 속에선 영화 필름이 스치듯 아빠에 대한 일들이, 내가 무관심하게 스쳤던 일들이 생각났다. 새벽에 어깨가 축 처져서 들어오는 아버지는 나와 동생을 보면 축 처졌던 어깨를 곧게 펴시고는 했다. 힘들지 않은 것처럼 우리를 반기는 아버지의 모습과 아파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아버지, 그래도 아픈 거 티 다 나는데 병원에 가시라고 해도 마다하시고 가게로 가시는 아버지의 모습. 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 게 참 미련스럽게 느껴졌다.
온달은 왕의 신임을 받는 부마였지만 궁궐 편안한 의자 곁에 있지 않았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험한 산기슭을 선택했다. 아버지 역시 가난하게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편안하게 살지 않으려고 했다. 힘든 삶을 선택했다. 온달이 안락하고 기름진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던 것처럼 아버지는 편안한 가정과 여가생활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선택한 곳. 자신은 하인과 같고 손님은 왕으로 모셔야 하는, 자존심을 버리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그런 곳에서 힘든 내색하지 않고 일을 하셨다.
내가 천 년 넘도록 아버지를 기억하려는 것은 이제야 아버지의 위대함을 깨달아서가 아니다. 못난 나를, 자식이라고 할 수도 없는 나를 이해해주고, 지켜봐주고, 조그마한 미동도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만큼도 변하지 않은 채 나를 기다려주시던 마음. 내가 아버지를 오랜 시간이 걸려서라도 내 힘으로 아버지의 위대함을 그렇게라도 깨닫게 해주어서다. 온달을 천년 넘게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 주○○(○○고 3학년)
 
 
④ 잘 된 ‘시 경험 쓰기’의 요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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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차시
시집 고르기 및 쓰기 3
 
⑤ 공감이 되면서 자신의 삶과 연관이 되는 시를 두 편 찾아 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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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위에서 골랐던 시 중 한 편을 고르고 그 시와 관련된 떠오르는 경험을 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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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의 마음속에 남을 수 있는 질문
- 시는 언제 나의 삶이 되는가?
- 시 속에서 나의 삶을 발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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