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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연수 원고 : 꾸준히 책 읽고 가볍게 책 대화하기(송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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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이미지강상준
2019-07-24 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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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책 읽고 가볍게 책 대화하기
 
송수진 ∥ 경기 예봉중학교 su-jinsong@hanmail.net
 
1. 엉뚱하지만 유쾌한 질문 만들기 수업
매년 3월이 되면 새로 만나는 학생들에게 신나게 책 소개를 한 다음, 책 2권을 구입하도록 설득했다. 아이들이 책을 다 구입할 수 있도록 계속 살펴보고 검사도 해주면서 적어도 한 학기에 한 권은 읽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으려고 했다. 학생들과 즐겁게, 때로는 학생들을 달래가며 책 읽기를 하고 나서 서평 쓰기(독후감 쓰기) 수행 평가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쓴 서평을 읽고 채점을 하며, 몸은 힘들지만 보람 있는 작업이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다. 실제로 몇몇 학생들의 서평을 읽으며 학생들을 잘 이해하게 되었고, 교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지점도 있었다. 서평 쓰기 수행평가 점수를 알려주고 성적 처리가 끝나고 나면 교사도 학생도 모두 지쳐있었다.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서평을 쓴 다음 고쳐 쓰기도 해보고 같은 모둠 친구들끼리 이야기(책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늘 생각으로만 끝날 때가 많았다. 교사가 책임져야 할 공식적인 업무들을 가까스로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기에도 숨이 벅찰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든데도 책 읽기 교육을 그만 두기 싫었다. 그 이유는 묻어둔 채로 또 다시 3월이 되면 학생들에게 책 읽기 수업을 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2년 동안 나와 함께 3번의 서평 쓰기 활동을 하고 중3이 된 아이들을 올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책을 읽고 글쓰기 이전에 대화의 과정을 꼭 넣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전 학교에서 책 대화하기를 두 번 시도했는데 과정도 벅차고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책 대화 형식에 익숙하지 않아서 매 시간 힘이 빠지곤 했다. 아이들은 그저 자신들 목소리를 녹음하는데 신경 쓰다 보니 친구들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책 대화 내용 마련하기 학습지’를 줄줄 읽고 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교사인 나도 책 대화의 본질인 내용보다는 형식과 결과물에 더욱 치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결과물이 나와야 수행 평가 점수를 채점할 수 있고 독후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까.
올해는 준비 과정을 좀 더 치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운수 좋은 날’을 읽고 ‘질문으로 깊이 읽기’ 활동을 차근차근 해나갔다. 아이들은 ‘운수 좋은 날’을 읽고 깊이 있고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만들었고, 모둠 친구들과 즐겁게 때로는 심도 깊게 이야기를 나누며 답을 찾아 나갔다. ‘운수 좋은 날’을 읽고 ‘작가는 왜 주인공을 1920년대 가장 가난한 ‘인력거꾼’으로 설정하였나요?’라는 질문에 ‘1920년대 짐승남의 상징이 인력거꾼이다. 짐승남은 운동을 쉬지 않기 때문에 일하면서도 돈 벌려고 인력거꾼을 하는 것이다.’라는 답변을 한 모둠이 있었다. 모둠에서 여학생들이 반대를 하는데도 남학생 2명이 기어이 자기들 마음대로 답을 쓴 거였다. 엉뚱한 답변을 적어 놓고 이 남학생들은 싱글벙글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그건 틀린 답이라고 단칼에 이야기하려다가 다른 모둠에게 질문을 돌렸다. 틀린 답이긴 했지만 2019년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시각이 담긴 창의적인 답이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답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학급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예상대로 다른 모둠에서 ‘김 첨지’가 극도로 가난한 삶을 살아가면서 별도의 지식이나 기술을 얻기 힘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력거꾼을 하게 된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질문을 만들어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이런 엉뚱하지만 유쾌한 질문은 만나지 못 했을 것이다.
이렇게 책 대화하기 연습을 하고 본격적으로 모둠 책을 읽고 대화하기 과정에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학생들은 처음 해보는 책 대화를 벅차하기도 하고, 성의 없이 대충 말하고 다 했다고 하고, 옆에서 친구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데도 엎드려 자고 있는 아이들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교사 혼자 수업할 때보다도 아이들의 표정은 살아 있었고, 질문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며 고민에 빠져 있기도 했다. 책 대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수업이 잘 진행될지 걱정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궁리만 끝없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작을 하니 아이들은 좀 서툴러도 방법을 잘 찾아 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질문에 대한 근거를 반드시 책에서 찾아서 이야기할 것, 절대로 ‘책 읽기 기록 양식’을 보고 그대로 읽지 말 것, 실제 대화 내용을 기록하는 학생을 신경 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것을 계속 강조하니 어느 정도 책 대화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 2월 새 학년 수업 시수를 조정하다가 어쩔 수 없이 두 명의 국어 교사가 9개 반을 일주일에 각각 2시간씩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책 대화 활동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아이들이 좀 더 여유있게 대화를 하고 마무리를 하면 좋을텐데 활동 시간도 부족한 와중에 2차 지필평가 시험 범위인 문법 단원 진도까지 나가야 해서 마음이 더욱 무겁고 초조하기만 했다. 시간 부족으로 인해서 절반의 성공일지라도 책 대화를 즐겁게 진행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책 대화의 전 과정을 정리하는 보고서는 중학생에게는 아직 무리인 듯해서 책 대화를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서평 쓰기와 비슷한 개인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 개인 보고서를 쓰는 과정 중에 구술평가까지 실시하면 한 권의 책을 읽고 세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이 모든 활동을 마치고 나면 중3 1학기 때 읽은 책 내용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이다. 과연 아이들에게 이 활동들이 어떻게 남아 있을 것인지 걱정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들을 믿고 이 모든 활동을 진행했다는 것이 뿌듯하고 다시 한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2. 한 학기 동안 실천한 한 권 읽기
가. 모둠 구성하고 책 고르기
학생들에게 1학기에 모둠 선택 도서 1권을 읽고 책 대화를 하고, 2학기에 개인 선택 도서 1권을 읽고 진로 서평 쓰기를 할 것이라고 안내해 준다. 1학기에 모둠 친구들과 함께 책 읽고 대화하기와 책 대화 보고서 쓰기를 한 다음, 2학기에는 진로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자신감 있게 서평을 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모둠 구성은 4~5명씩 구성한다. 학급에서 가장 리더십이 있고 신뢰가 가는 친구 7명을 모둠 대표로 뽑는다. 학급 학생들에게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을 각각 종이에 적으라고 한 뒤에 득표수가 많은 7명을 모둠 대표로 정한다. 이 모둠 대표들이 따로 모여 학급에서 1명씩 뽑는 형태로 남자 2명, 여자 2명을 기본으로 모둠을 구성한다. 모둠 대표에게는 친구들이 믿고 뽑아주었으니 고맙게 생각하고, 끝까지 친구들과 도와가며 모둠을 잘 이끌어 가야한다고 조언을 해준다.
모둠이 구성되면 모둠끼리 모여서 권장도서 목록을 보면서 같이 읽을 책을 고른다. 모둠이 같이 읽을 책은 가능하면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을 고르라고 하고, 다소 어려울 것 같은 책은 다른 책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준다.
 
. 책 읽기
학생들은 4월이 되면 책 2권(개인 선택 도서 1권, 모둠 선택 도서 1권)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한다. 중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운영하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20분 정도 지나면 서너 명이 지루해하거나 조는 경우가 생긴다.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것이 힘든 중학생의 특성상 책을 한 시간 동안 많이 읽는 것보다는 조금씩 매일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수업 시작 전 10분 독서’를 실시하게 되었다. 수업 시작 종이 치면 아이들은 각자 책을 읽기 시작해서 10분 뒤 독서 일지에 딱 1줄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 책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이나 자신의 책을 다 읽은 학생들을 위해서 교사의 책을 30여권 준비한다. 10분 책을 읽고 독서 일지 쓸 시간을 5분 정도 준 다음, 남은 30분 동안 교과서 진도를 핵심 위주로 나가면 된다.
 
󰂎 관악중학교 구본희 선생님의 ‘독서 일지’를 사용했다.
수업 시작 전 10분 독서 일지
학년 반 번 이름 :
 
날짜
책제목, 작가,
출판사
읽은 쪽수
책을 읽고 떠오른 느낌, 생각, 인상 깊은 구절
(1줄만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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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소설 읽고 대화 연습하기
본격적으로 책 1권을 읽고 대화를 나누기 전에 단편 소설을 읽고 대화 연습을 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중3 교과서에 있는 ‘운수 좋은 날’을 읽고 ‘질문으로 깊이 읽기’ 활동을 실시했다. 주인공 ‘김 첨지’가 하루 동안 돈을 버는 과정과 선술집에서 돈을 쓰는 과정을 꼼꼼히 찾아가며 읽도록 했다. 그 다음 ‘인상적인 문장과 그 이유’,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쓰도록 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바로 개인 질문 만들기 과정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질문 만들기를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어서 라파엘 질문법에 따라 질문을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대부분 수월하게 문제를 만들었다. 교사는 아이들이 각자 만든 질문 내용을 점검해주면서 고쳐야할 부분, 첨가할 부분을 알려주었다. 개인별로 만든 질문 중에서 모둠별로 소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질문을 8개 골라서 사건 순서대로 배열하도록 했다. 모둠 친구들과 이야기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는 반드시 소설에서 근거를 찾으라고 강조를 했다. 모둠 친구들과 답을 다 찾은 다음에 반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은 질문이나 모둠에서 해결하기 힘든 질문을 2개 골라서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거쳤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책 대화 연습용 단편 소설로 ‘불량한 주스 가게’(유하순, 푸른책들)도 추천한다.
 
라. 책 읽기 기록 양식 작성하기
책 읽기 기록 양식(❶명장면(명대사) 1, ❷명장면(명대사) 2, ❸책과 관련된 나의 경험, ❹인물의 선택, ❺링크링크, ❻작가의 생각)을 채우면서 책 읽고 대화할 이야깃거리를 마련한다. 학생들이 마련한 이야깃거리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1:1 대화를 나눈다. 대화는 한 명당 2~3분이면 충분하다. 교사가 묻고 학생이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교사는 궁금한 부분이나 보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적절히 질문한다. 학생이 질문에 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깃거리를 보충하도록 안내한다.
대화는 책 읽기 기록 양식을 충분히 쓴 학생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완성된 활동지로 교사와의 대화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대화를 기다리는 또 다른 학생과 서로 질문하며 대화를 나눈다. 활동지를 완성하지 못한 친구들은 다른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내용을 보충하는 동안 책 읽기 기록 양식을 채운다.
교사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왜 인상적이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겠니?”, “네가 경험한 일에서 ~이후에는 어떻게 됐어?”, “이 부분이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구나. 좀 더 설명해 볼래?” 질문이 끝나면, “방금 네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글로 적어볼래?”라고 하며 이야깃거리를 보충하게 한다.
 
마. 개인 질문 만들기
‘책 읽기 기록 양식’을 다 작성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질문을 6가지 만들도록 한다. 가능하면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생각을 많이 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도록 하고, 책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수 좋은 날’을 읽고 질문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질문 만들기를 잘 해내는 편이다. 그래도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왜?”로 시작하는 질문을 만들어 보자고 조언을 해준다. 각자 만든 질문은 교사의 점검을 받도록 한다. 너무 단순한 것을 묻는 질문이나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은 다른 질문으로 바꾸도록 한다.
 
바. 모둠 질문 고르기
같은 책을 읽은 4명이 모여 개인 질문 중에서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질문 8개를 고른다. 첫 번째 질문부터 네 번째 질문, 열세 번째 질문(5개)은 교사가 미리 제시하고 다섯 번째 질문부터 열두 번째 질문(8개)을 사건(쪽수) 순서대로 정리한다. 좀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질문을 모둠 질문으로 정할 수 있도록 교사가 세심하게 살펴본다.
 
 
사. 책 읽고 대화하기
모둠 질문을 다 정한 다음, 같은 책을 읽은 4명(5명)이 모여서 2시간 정도 책 대화를 나눈다. ‘책 읽기 기록 양식’을 작성할 때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정리했기 때문에 책 읽고 이야깃거리 찾기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모둠 내에서 각자 맡을 역할을 정한다. 사회자(이끔이)는 모둠 친구들이 정해진 순서대로 대화를 하도록 진행을 하고, 대화를 좀 더 깊이 나누어야할 주제가 생긴다면 융통성 있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손글씨 기록은 2명이 맡는데 핸드폰으로 따로 녹음을 하고 있으므로 말한 것들을 모두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메모를 하면 된다. 호응이는 친구들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아, 그렇구나.’ 라고 호응해주거나 ‘왜 그렇게 생각하니?’ 라고 말하는 사람이 근거를 더욱 보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책 대화하기 할 때 유의할 점’을 알려주고 대화를 할 때 ‘책 읽기 기록 양식’에 쓴 글을 읽기만 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몇 번씩 강조를 해야 한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눈을 맞추고 상대를 생각하며 대화에 참여해야 대화가 깊어진다.
 
아. 책 대화 보고서 작성하기
‘책 읽고 대화하기’까지 모둠 활동이었다면 ‘책 대화 보고서 작성하기’부터 개인 활동이라는 것을 공지한다. 책 대화 보고서는 총 5개의 문단으로 써야 하고, 처음과 끝에는 ‘책 읽기 기록 양식’에 썼던 이야깃거리 6개 중에서 골라서 쓰면 편하다고 안내해 준다. 중간 부분에는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 세 가지를 골라서 어떤 순서로 배열해서 완성된 글을 쓸지 개요를 만든다. 개요를 완성한 학생은 ‘책 대화 보고서 작성 요령’을 읽어본 뒤에 컴퓨터로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초고를 완성하도록 한다. 컴퓨터실 사용이 어려울 경우 완성된 서평을 원고지나 학습지에 직접 쓰도록 한다.
 
자. 책 대화 보고서 고쳐 쓰기
‘책 대화 보고서 고쳐쓰기 안내’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꼼꼼하게 읽고 자신의 보고서를 고쳐 쓰게 한다. 글 전체 차원의 고쳐쓰기를 먼저 한다.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따로 정리해 안내해 준다. 학생이 고쳐 쓴 책 대화 보고서를 인쇄해서 나누어 주고, 다른 친구들의 책 대화 보고서를 각자 4편 정도 읽으며 ‘잘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구체적으로 쓰라고 안내한다. 학생들의 책 대화 보고서를 인쇄할 때 학생 이름을 지우고 나눠주면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차. 구술평가
책 대화 보고서 쓰기가 끝나면 구술평가를 실시한다. ‘구술평가 안내문’을 나눠주고 같은 책을 읽은 모둠 친구들과 구술평가 연습을 하도록 한다. 2달 넘게 한 권의 책을 읽고 질문을 직접 만들어 책 대화를 하고 책 대화 보고서까지 작성했으므로 구술평가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최종 정리하도록 한다. 아직 구술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모둠은 조용히 구술평가를 준비하고, 이미 구술평가를 끝낸 모둠은 ‘책 대화 보고서’를 완성하거나 다음 단원 학습지를 작성하도록 한다.
 
3. 힘들지만 보람 있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1학기 막바지, 아이들은 책 대화를 마치고 책 대화 보고서를 쓰면서 구술평가를 실시했다. 수업 시간에 책 대화 보고서를 다 못 쓴 아이들은 점심 시간이나 방과 후에 남아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책을 다 읽지 않고 서평쓰기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간혹 있었지만 이번에는 5월 말부터 점심 시간이나 방과후에 책을 다 읽을 수 있도록 수시로 점검을 했더니 책을 읽지 않은 아이는 거의 없는 편이다. 1학년 때부터 서평을 써왔던 아이들은 이제 10쪽이 넘는 책 대화 관련 학습지를 나눠 주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들인다. 작년에 서평 개요를 작성할 때 엄청 애를 먹었던 아이들도 이제 개요를 쓱쓱 쓰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참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 수업이 끝나고 ‘국어 시간에 활동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냐?’면서 볼멘 소리를 하는 우리 반 남학생의 모습을 보니 힘이 좀 빠지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일주일에 두 시간을 이용해서 이 많은 활동을 하느라 전전긍긍 하고 조마조마했던 교사의 마음을 그 아이가 어찌 알겠는가? 구술평가까지 마무리를 한 다음에 아이들로부터 한 학기 동안 실시한 한 권 읽기 활동에 대한 평가서를 받아볼 예정이다. 모둠 도서 선택부터 책 대화하기, 책 대화 보고서 쓰기, 구술평가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고 수업 내용을 좀 더 다듬어가려고 한다. 나와 함께 3년 내내 꾸준히 책을 읽고 다양한 한 권 읽기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이 아이들도 좋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글을 썼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2학기에는 진로 관련 도서를 읽고 서평을 작성한 뒤에 친구와 진로 인터뷰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아이들이 중학교 3년 책 읽기 활동을 알차게 마무리하고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고 싶다.
 
 
참고문헌
김주환, 구본희, 이정요, 송동철(2018), 『한 학기 한 권 읽기 어떻게 할까?』, 북멘토
송승훈, 하고운, 김진영, 임영환, 김현민, 김영란(2018), 『한 학기 한 권 읽기』, 서해문집
송승훈(2019), 『나의 책 읽기 수업』, 나무연필
<책 읽기 기록 양식 예시>
 
•작가/ 책제목/ 출판사 : 손원평 / 아몬드/ 창비
1. 명장면, 명대사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혹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그리고 그것이 왜 나의 마음에 남았는지 그 이유를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써 주세요.
(75) 엄마는 식물 인간이 되고 할멈이 죽은 후 윤재는 엄마, 할멈과의 추억들 중 B사감과 러브레터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던 때를 회상한다. 그러다 윤재는 B사감과 러브레터결말에 대해 그러니까 남들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해서 꼭 정해진 대응을 할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모두 다르니까.”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친구나 상대방이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어색해서 얼버무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간이 흐른 뒤에 , 그땐 그렇게 말할 걸…….’, ‘그 말 때문에 날 싫어하면 어쩌지?’ 등 두고두고 고민을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부분이 내 고민을 시원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고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2. 명장면, 명대사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혹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그리고 그것이 왜 나의 마음에 남았는지 그 이유를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써 주세요.
(223) ‘나는 알고 있다. 곤이는 착한 아이라는 걸. 하지만 구체적으로 곤이에 대해 말하라면 그 애가 나를 때리고 아프게 했다는 것, 나비를 찢어 놓았다는 것, 선생님께 패악질을 부리고 아이들에게 물건을 집어 던졌다는 것밖에 말할 게 없다……. 그냥, 알아요. 곤이는 좋은 애에요.’ 이 부분을 읽으니 내 친구가 떠오르면서 부끄러웠다. 처음에 떠오른 건 친구 예린이었다. 예린이는 모든 상황 속에서 나를 내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고, 내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항상 고마웠지만 이 부분을 읽고 나니 고마운 마음이 더 커졌다. 시간이 흐른 뒤에 내 모습은 어땠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모든 친구들에게 소설 속 윤재처럼 행동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나도 이젠 친구들을 친구 모습 그대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3. 책과 관련된 나의 경험 책에서 본 내용 중에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과 관련이 있거나,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 형제, 자매, 친구 등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와 같거나 비슷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써 주세요.
이 책 첫 부분에서 감정 표현 불능증에 걸린 윤재에게 감정 교육을 시키려고 집 여기저기에 희, , , , , 욕을 붙여 놓으며 차가 가까이 온다. 몸을 피하거나, 가까워지면 뛴다.’ 등에 짝을 짓는 퀴즈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윤재의 엄마 모습에 우리 엄마가 겹쳐 보였다. 윤재 엄마가 윤재를 정상적인아이로 키우려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 엄마가 나를 혼낼 때, 나에게 널 어떻게 해야 하니?’라고 절절하게 잔소리를 하시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를 대하는 모습은 달랐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의 마음은 모든 엄마들이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에게 짜증날 때가 더 많았던 내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윤재의 엄마였더라면, 내가 나의 엄마였더라면 아이에게 그렇게 많은 사랑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며 더 나은 사람,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4. 인물의 선택 이 책의 주인공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주변 인물들은 왜 그런 선택과 행동과 말들을 했을까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선택 중 인상 깊은 선택을 하나 고르고 그 상황을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그리고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마지막으로 자신이라면 그 선택을 어떻게 했을지 쓰고, 그 이유를 써 주세요.
(216) 곤이는 수학여행 회비를 훔치지도 않았는데 곤이라는 이유만으로 용의자가 된다. 그 뒤 아이들은 곤이에게 무언의 눈치를 주고 곤이는 폭발해 버린다. 곤이는 그 뒤 윤재에게 찾아와 자기는 강해지고 싶지만 너무 늦어버렸다고,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대로 살아보겠다고, 상처 받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면 차라리 상처를 주겠다고 말하며 떠난다. 곤이의 이러한 선택은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아니면 힘들어도 딛고 일어났어야 하는 걸까? 어쩔 수 없었던 걸까? 곤이의 선택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반 친구들이 곤이는 범인이다.’라는 고정된 생각을 할 때 곤이는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곤이의 선택 보다 반 친구들이 곤이는 범인이다라고 생각한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누구 한 명이라도 곤이가 수학여행 회비를 훔치지 않았다고 믿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나라도 그 상황에서 곤이를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을 것같아서 부끄러우면서도 이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5. 링크링크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TV 프로그램, 뉴스, 신문 기사, 영화, 음악, 인터넷 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그리고 내가 떠올린 이야기가 이 책과 어떤 관련이 있는 지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세상을 증오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늘 웃고 있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갈 것입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엄마와 할멈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을 죽이고 자신마저 세상을 떠난 그 남자를 떠올리면, 자리를 빨리 치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칼로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몬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떠오른다. 윤재가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을 겪고 난 후 했던 그 남자는 왜 그랬을까?’, ‘텔레비전을 부수거나 거울을 깨뜨리지 않고 왜 사람을 죽인 걸까?’라는 의문이,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을 알고난 후에 나에게도 떠올랐다. 이러한 사건을 일으킨 그 남자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그 남자의 상황과 감정이 폭발하기 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비극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6. 작가의 생각 작가가 이 책을 써서 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생각을 전하려고 했는지 구체적으로 써 주세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책 속 윤재만 감정 표현 불능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재에게 감정 교육을 시켰던 윤재 엄마, 곤이의 감정과 입장에 공감할 줄 모르고 그저 수학여행 회비를 훔친 용의자로 생각하던 반 친구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웃고 있는 사람들을 죽였던 그 남자도 만약 자신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해 줄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의 말에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던 나도, 빨리 자리를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도 모두 감정 표현 불능증이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나온 구절처럼 삶이 오는 만큼 부딪히고, 느낄 수 있는 만큼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별 질문 만들기>
 
이 책을 읽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질문을 6가지 만들어 봅시다. 가능하면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생각을 많이 해야 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만들어 보세요. 책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이어야 합니다.
1. 질문 : 이 책에 나오는 ‘자두맛 캔디’는 무엇을 의미할까?
2. 질문 : 작가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통해 무엇을 나타내고 싶은 걸까?
3. 질문 : ‘곤이’가 ‘윤재’를 힘들게 하고 나비를 찢어 놓으며 친구들, 선생님들에게 험악하게 굴었는데도 ‘윤재’가 ‘곤이’를 착한 애라고 인정해주고 ‘곤이’를 찾으러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223쪽)
4. 질문 : 이 책에서 ‘아몬드’의 의미는 무엇일까?
5. 질문 : ‘곤이’의 엄마가 죽기 전 ‘윤재’가 아닌 ‘곤이’가 엄마에게 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6. 질문 : ‘상처를 받다 차라리 상처를 주며 강한 사람이 되겠다’는 곤이의 선택은 잘못되기만 한 것일까?
 
<모둠 활동지>
 
♣ 책 제목 : 아몬드
♣ 모둠에서 좋은 질문 8개 고르기 (다섯 번째 질문 ~ 열두 번째 질문)
책 내용(쪽수) 순서대로 정리해서 적어 보세요.
 
첫 번째 질문 :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찾아 소리 내서 읽고 이유 설명하기
두 번째 질문 : 책 속 인물이 놓인 상황을 이야기하고, 그 상황에서 인물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 설명하기
세 번째 질문 : 인물이 다른 선택을 했으면 사건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이야기하기
네 번째 질문 : 책 내용과 비슷한 세상일, 사람, 경험 찾아 이야기하기
다섯 번째 질문 : 이 책에서 아몬드의 의미는?
여섯 번째 질문 : 작가는 왜 엄마와 할멈이 큰 일을 당했다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했을까?
일곱 번째 질문 : 아들이 어디 있는지 알면서도 아내에게 다른 아이를 보여준 윤교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여덟 번째 질문 : 작가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통해 무엇을 나타내고 싶은 것일까?
아홉 번째 질문 : 곤이는 왜 주변 사람의 인식대로 살아가게 되었을까?
열 번째 질문 : 윤재가 식물 인간 상태인 엄마에게 말을 걸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열한 번째 질문 : 윤재가 성장하고 감정을 점점 느끼게 되는 부분에서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열두 번째 질문 : 윤재가 감정이 있었다면 곤이를 위해 몸을 던졌을까?
열세 번째 질문 : 작가가 이 책을 써서 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생각을 전하려 했는지 이야기하기
 
*첫 번째~네 번째, 열세 번째 질문 : 공통 질문(교사가 미리 만듦)
*다섯 번째~열두 번째 질문 : 모둠에서 고른 질문(학생들이 만듦)
 
 
책 읽고 대화하기 할 때 유의할 점
 
대화 순서
대화 진행 과정
1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찾아 소리 내 읽고 이유 설명하기
2
책 속 인물이 놓인 상황 보기, 그 상황에서 인물의 선택 살피기
3
인물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사건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하기
4
책 내용과 비슷한 세상일, 사람, 경험 찾기
5
모둠에서 궁금한 내용 8가지를 정해서 함께 답 찾기
6
작가가 이 책을 써서 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생각을 전하려 했는지 이야기하기
 
 
 
1. 사회자(이끔이)가 대화 순서에 따라 진행하고, 손글씨 기록을 맡은 사람이 기록할 준비를 잘했는지 확인한다.
2. 말하는 내용이 책의 어느 부분과 연관되어 있는지구체적으로 설명해가면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이나 또래 사회의 통념을 벗어나 대화가 깊어질 수 있다.
3. 손글씨 기록을 맡은 학생은 대화 과정에서 오고가는 말을 손으로 쓴다. 모든 말을 다 쓰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내용 위주로 메모를 주로 한다. 대화의 내용을 나중에 기억하기 위해서는 핸드폰으로 녹음을 하도록 한다.
4. 대화를 할 때 기록하는 필기 속도에 맞춰 말을 천천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대화가 불편해진다. 기록하는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말을 해야 대화에 집중이 되고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진다.
5. 대화가 매끄럽고 내용 있게 되려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말하는 사람은 듣는 친구들과 눈을 맞추도록한다. 듣는 친구 역시 말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진지하게 들으면서 자신이 할 이야기를 준비한다. 상대를 생각하며 대화에 참여해야 대화가 깊어진다.
6. 한 사람이 말을 너무 많이 할 때, 특히 두 사람 사이에 논쟁이 붙어서 둘 사이에서만 말이 오갈 때 사회자는 판단을 해야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가 깊이가 있고 들을 만하면 그대로 두고, 감정이 상해서 서로 이기려고 비슷한 말이 계속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를 끊어야 한다. 누군가 말을 더 많이 할 수는 있지만 지나치지 않도록 사회자(이끔이)가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
학생들이 함께 책 읽고 나눈 대화 사례
 
 
 
한국인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
난민 문제를 다룬 『내 이름은 욤비』(욤비 토나, 이후, 2013)을 읽고 나눈 책 대화 기록 보고서
 
김○○ / 광동고 1학년
 
2018년 7월, 제주도에서 오백 명 이상의 예멘 사람들이 난민신청을 했다. 이 때문에 난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으며, 난민신청 반대에 관한 청원에 7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하기도 했다. 나 역시 예멘 난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예멘 난민에 대한 인식이 유독 좋지 않은 것일까?
 
예멘 난민, 받아들여야 할까?
책 대화하기, 두 번째 시간이다. 첫 번째 시간에 우리는 난민을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로 대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멘 난민’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왔다. 우리는 다 같이 신문과 잡지를 보면서 난민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고, 각자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관련 내용을 살펴보았다.
 
하민 얼마 전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난민반대 청원까지 벌이는 일이 있었잖아. 만약 너희들이 제주도에 살고 있다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해.
재영 만약 내가 제주도민이라면 반대할 거야. 왜냐하면 나는 그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르는데, 주변에서는 난민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든가 목적이 있어서 입국했다든가 하는 좋지 않은 이야기가 들려오거든. 난민을 많이 수용하는 나라에서 성범죄가 높아지는 등의 나쁜 사례도 있어서 난민이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워.
정환 나 역시 반대할 것 같아. 500여 명의 난민이 들어오면 일자리를 뺏긴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살던 곳에 갑자기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오면 당황해서 더 반대할 것 같아.
성민 솔직히 반대하지. 제주도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서울 거야. 한꺼번에 예고 없이 낯선 사람들이 몰려와서 체류하고 있으니까 난민을 수용했을 때 좋은 점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쁘다고 생각할 거야.
하민 나도 역시 반대할 것 같은데. 그런데 너희 혹시 왜 제주도에 난민들이 많이 있는지 아니?
재영∙정환∙성민 아니.
하민 제주도에서는 무사증 제도라고 비자 없이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법을 시행하고 있어서 난민들이 제주도에 머무는 거야. 제주도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겠지. 난민들은 체류 기간 동안의 일자리와 잠자리를 요구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난민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왜 그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지 필요성을 잘 못 느끼니까 반대할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우리가 지난번에 이야기했을 때는 분명 난민 수용 문제에 찬성하는 친구들이 세 명이나 있었는데, 왜 예멘 난민 문제에는 모두가 반대하는 걸까?
 
 
책 대화 보고서 작성 요령
1. 책 대화가 마무리되면 대화 내용을 정리해서 개인별로 ‘책 대화 보고서’를 작성한다. 책 대화를 참고하고 자신의 생각, 경험을 합쳐서 한 편의 완벽한 글을 쓴다.
2. ‘책 대화 보고서’ 제목은 책 제목을 그대로 붙이지 말고,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눈 대화의 내용과 주제에 어울리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다.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면서 참신한 제목이면 좋다.
3. 글의 시작(들어가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 있어야 한다. 어떤 아이들은 글을 시작하면서 ‘수행평가여서 한다’고 쓰는데, 그러면 글 읽는 맛이 떨어진다. 수행평가와 상관없이 글 자체로 완결성이 있게 써야 글이 제대로 된다. 모둠에서 책을 읽고 대화한 내용을 인상 깊게 소개하는 문장으로 머리말을 시작하면 좋다.
4. 주장이나 판단을 말한 부분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주장만 앞서고 근거가 부족하면 그 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성급한 일반화로 특정 집단에 대해 편견이 담긴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점검이 필요하다.
5. 글이 끝나는 마지막 부분(나오는 말)에는 읽는 사람을 염두에 둔, 그들의 가슴에 느낌을 남기는 문장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형식적으로 ‘읽고 나니 감동 깊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니까 많이 배웠다’ ‘고마운 책이었다’라는 문장은 사족에 가깝다. 읽는 사람들은 감동을 느꼈다는 점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떤 감동이었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대화를 나누고 나서 깨달은 내용, 가슴에 남은 고민과 문제의식을 잘 요약해서 정리한다면 글이 끝날 때까지 읽는 사람의 눈길을 붙잡아둘 수 있다.
 
글감 배열하여 개요 만들기
 
◆ 글감을 어떻게 배열하면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울지 생각해 보고, 글의 설계도(개요)를 만들어 봅시다.
글의 제목: 당신의 병명은 ‘감정 표현 불능증’입니다.
 
순서
소제목 및 내용(간단히)
어떻게 쓰나요?
처음
들어가는 말
∙ 감정 표현 불능증이란?
글의 첫인상을 결정지을 부분입니다. 어떤 이야기로 시작하면 독자들이 내 글에 빨려들까요?
중간
본문 1,2,3
질문 1 : 윤재의 엄마는 굳이 감정 주입식 교육을 시켜야 했을까?
나의 처음 생각
윤재 엄마의 사랑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
독자에게 책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또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 경험, 세상과 관련된 일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세요.
질문 2 :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의 가해자 그 남자는 왜 텔레비전을 부수거나 거울을 깨뜨리지 않고 사람을 죽인 걸까? 더 늦기 전에 누군가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을까?
질문 3 : 할멈이 윤재를 부르는 별명 예쁜 괴물예쁜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괴물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윤재와 곤이의 괴물 같은 모습
그들의 또 다른 모습
나오는 말
∙ 우리 모두의 ‘감정 표현 불능증’
중간 부분에 쓴 내용을 바탕으로 책에 대한 자신의 종합적인 의견을 분명하게 드러내면 됩니다.
 
 
책 대화 보고서 활동지
 
서지정보
책 제목
아몬드
작가
손원평
출판사
창비
독자정보
학년/반/번호
3학년 2반 10번
이름
유 ○ ○
제목: 당신의 병명은 ‘감정 표현 불능증’입니다.
[들어가는 말]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 봅시다.
만약 지금부터 당신이 감정을 느끼지 못 한다고 상상해보자. 어떤 사람은 두려움, 무서움을
느끼지 못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겐 절망과도 같은 일일 수도 있다.
이 책 ‘아몬드’ 속에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병인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있는 윤재라는 아이가 있다. 책 속에는 윤재가 조금씩 성장하며, 조금씩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어떤 사람을 만났기에 윤재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 걸까?
[본문1]첫 번째 질문 : 윤재 엄마는 굳이 윤재에게 감정 주입식 교육을 시켜야만 했을까?
윤재의 엄마는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희노애락오욕 게임’을 만들고, 본능적인 규범을 암기시키는 등 윤재에게 주입식
으로 감정 교육을 시킨다. 처음에 ‘주입식으로 감정 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다른 방법을 선택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감정 주입식 교육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지, 그 상황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감정 주입식 교육에는 윤재 엄마의 사랑, 남들과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거나 선입견
을 가지고 차별하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윤재 엄마는 집단 생활에는 희생양이 필요
한데, 남들과는 조금 다른 윤재가 그 희생양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교육을 시켰던 것이다.
우리는 희생양을 만드는 사람이었을까, 그 희생양이었을까? 윤재 엄마의 감정 주입식 교육이
옳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자신의 아들 윤재가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기서 집중해야 할 부분은 그 희생양을
만드는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본문2]두 번째 질문 :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의 가해자 그 남자는 왜 텔레비전을 부수거나 거울을 깨뜨리지 않고 사람을 죽인 것일까? 더 늦기 전에 누군가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을까?
크리스마스 이브, 윤재는 생일을 맞아 엄마, 할멈과 함께 외식을 하러 나왔다가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의 가해자 ’그 남자‘의 집에는 의외로
성공의 법칙이나 긍정을 습관화하는 자기 계발서들이 많았지만 그의 일기장에는 미소를 띤 사람
들을 보면 살의를 느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그 남자’를 보며 윤재는 질문을 던진다. ‘왜 그
남자는 텔레비전을 부수거나 거울을 깨뜨리지 않고 사람을 죽인 것일까? 더 늦기 전에 누군가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을까?‘라고. 이 질문은 내가 이 사건을 보며 생각했던 질문과 같았고 윤재와
내가 느꼈던 감정이 비슷했다. 또 ‘그 남자’가 자신의 고민과 고통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었더
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본문3]세 번째 질문 : 할멈이 윤재를 부르는 애칭, ‘예쁜 괴물예쁜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괴물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할멈은 윤재에게 “사람들은 원래 남과 다른 건 배기지 못하거든. 으이그, 우리 예쁜 괴물.”이라고
부른다. 윤재의 친구 곤이도 자신에게 ‘남들처럼 공부를 잘하고, 운동을 잘해서 강해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윤재와 곤이는 모두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런데 그들이 진짜 ‘괴물’
이었을까? 소설 초반 윤재가 감정을 느끼지 못해 넘어진 친구를 도와주지 않는 부분, 한 아이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그 이야기를 평온하게 하는 부분만 본다면 ‘괴물’이 맞다. 곤이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을 때리고 괴롭힐 때는 ‘괴물’이지만 이 둘을 ‘괴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낄 줄 안다. 곤이는 나비를 찢어 죽이고, 울면서 ‘두려움도 죄책감도 다 못 느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윤재는 곤이의 아빠 윤교수조차 곤이를 믿어주지 않을 때에도 ‘착한 애’라며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친구였다. 그들은 ‘괴물’이 아니다. 그들은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예쁜 괴물’에서
‘예쁜’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나오는 말]책에 대한 자신의 종합적인 의견을 분명하게 드러내면 됩니다.
이 책의 윤재를 보며 ‘감정 표현 불능증’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윤재가
정상이고, 우리가 ‘감정 표현 불능증’ 환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또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며 윤재나 곤이 같은 조금 다른
사람들을 차별할 때도 있다. 이 책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살인 사건’의 가해자도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면, 공감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었다면 이야
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책을 읽고, 구술 평가를 하고, 이 글을 쓰다 보니 윤재와 곤이에게는 우리가
눈치재치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감정이라는 존재를 너무 쉽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도 보살피고 스스로 공감해줄
필요가 있다.
 
 
 
 
 
 
 
 
예봉중학교 3학년 1학기 읽기 영역 평가 척도안
 
 
 
영역
(만점)
등급
평가 척도
배점
읽기
(15)
평가기준
∘글의 내용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가?
∘글에 대한 평가의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였는가?
∘글의 의미를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는가?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였는가?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고 명료하게 표현하였는가?
 
A
위의 평가요소 중 5가지를 만족하는 경우
15
B
위의 평가요소 중 4가지를 만족하는 경우
13
C
위의 평가요소 중 3가지를 만족하는 경우
11
D
위의 평가요소 중 2가지를 만족하는 경우
9
E
위의 평가요소 중 1가지를 만족하는 경우
7
F
위의 평가요소 중 만족하는 항목이 없는 경우
5
G
본인의 의사에 의한 미응시자
3
 
‘책 읽고 대화하기’추천 도서 목록
 
경기 예봉중학교 교사 송수진 su-jinsong@hanmail.net
 
* 학생들이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표를 붙였습니다. 표가 많을수록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책입니다.
 
1. 이현, <장수 만세!>, 창비
- 매번 전교 1등만 하는 장수의 자살을 막기 위해 동생 혜수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의 아이들이 공부, 성적 때문에 가슴이 무너질 때가 얼마나 많을까? 공부도 즐거운 놀이처럼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맘껏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매우 재미있게 읽는다.
 
2. 박효미, <블랙 아웃>, 한겨레아이들일주일 동안 일어난 가상의 대규모 정전 사태를 다룬 장편동화.
 
3. 모리 에토, <컬러풀>, 사계절
- 색깔 없는 흑백의 나날을 보내던 소년이 자기 안팎에 다채로운 색깔이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을 그린 소설. 중학생들이 참 잘 읽음.
 
4. 이은용, <열세 번째 아이>, 문학동네★★
-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감정을 잃어 가는 인간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감정을 얻은 감정 로봇의 대비를 통해 '과연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5. 김혜정, <하이킹 걸즈>, 비룡소★★
- 의문투성이의 삶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두 문제아 소녀의 실크로드 도보 여행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6. 배유안, <스프링 벅>, 창비 ★★
-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년이 갑작스레 찾아온 형의 죽음을 극복하고 연극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
 
7. 최고나, <옆집 아이 보고서>, 한우리문학 ★★
- 주인공 고등학교 남학생이 퇴학을 면하기 위해 옆집 아이 ‘순희’를 관찰하고 보고서를 쓰는 이야기.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하다.
 
8. 이현, <영두의 우연한 현실>, 사계절 ★★
-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현실, 그래서 정답처럼 자신을 맞춰가며 살아 보려는 현실, 혹은 너무나 높은 철벽 같아서 벗어나 보고 싶은 현실을 보여주는 청소년 단편소설집.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저절로 눈이 크게 떠지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9. 정은숙, <용기 없는 일주일>, 창비 ★★ 왕따와 빵셔틀을 전면적으로 다룬 소설.
 
10. 김중미, <조커와 나>, 창비 ★★
- 표제작 「조커와 나」에는 희귀병을 앓는 장애인 소년 정우와 우연히 정우의 학교생활 도우미가 된 선규, 그리고 정우를 괴롭히는 ‘조커’라는 별명의 친구가 등장한다. 언뜻 장애인 소년과 비장애인 소년의 우정, 그리고 장애인 소년을 돕는 친구와 괴롭히는 친구의 선악 구도로 흐를 것 같던 이 작품은 그러나 정우의 죽음 이후 서서히 밝혀지는 정우와 조커의 사연을 통해 악하게만 보이던 조커의 숨겨진 아픔을 비춘다.
 
11. 김중미,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낮은산 ★★ 아픈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을 통해 소통하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
12. 김경욱, <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양철북 ★★
- 이 책을 읽으면 초등학교 오학년 학생들이 무서워질지도 모르겠다. 조그만 녀석들이 저지르는 일들을 보면 한 대 확 쥐어박고 싶지만, 문제는 쥐어박는다고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가 정신을 바로 차리지는 않는다는 점.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에서까지 일어나는 학교 폭력, 따돌림에 대해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읽다 보면 정말 손에 땀이 난다.
 
13. 이성숙, <우리는 땅끝으로 간다>, 별숲 ★★
-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네 명의 청소년들을 다룬 소설. 치유하기 버거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네 명의 청소년들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의 길 끝에서 어떻게 다시 희망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어 삶 속으로 돌아서게 되는지를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14. 유은실, <2미터 그리고 48시간> ★★
갑상선기능항진병으로 눈이 튀어나오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능요오드 치료를 받고 48시간 동안 모든 사람들과 2미터를 유지해야 하는 여자아이와 2미터 거리를 두고 친구를 돌봐주는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환자의 외로움과 병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
 
15. 손원평, <아몬드>, 창비 ★★
- 남학생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
 
16. 정은, <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
- 청각장애인 여학생과 시각장애인 남학생의 사랑 이야기. 정확하고도 아름다운 문장, 삶에 대한 섬세하고 깊이있는 통찰이 있다.
 
17. 심윤경, <설이>, 한겨레출판 ★★
- 12년 전 함박눈이 쏟아지는 새해 첫날 새벽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갓난아이로 발견된 소녀 설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란, 부모란 어떤 존재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침묵하는 세상은 옳지 않다고 작가는 힘주어 말한다.
 
18. 최나미,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사계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석균이는 어느 날 엄마의 휴대폰을 택배로 받고, 마지막으로 쓴 누군가의 문자를 보게 되면서 미궁에 빠진다. "이번에도 너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겠지?" 석균이를 원망하는 이 사람은 누굴까?
 
19. 김하은, <얼음 붕대 스타킹>, 바람의아이들★★
- 성폭행을 당할 뻔한 여고생에게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스위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제법 귀여운 남사친은 한계이자 재미.
 
20. 노을이, <10대와 통하는 성과 사랑>, 철수와영희 ★★
- 청소년의 이성교제에 대해 실제로 도움이 되는 대처법이 잘 나와 있다. 스킨십까지는 좋지만 성 관계를 요구 받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이 어디에 묻기 힘든 내용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이 나와 있다. 이 설명들은 편안하고 자세하고 현실적이다. 청소년 상담을 많이 한 상담사가 쓴 책이다.
 
21. 이유미, <10대와 통하는 동물 권리 이야기>, 철수와 영희★★★ 동물을 왜 학대하면 안 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함.
 
22. 박금선, <축하해>, 샨티
- 성매매 여성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 책으로 여학생들이 특히 잘 읽는다. 성매매 여성들에게 막연히 편견을 가졌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알게 되고, 이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표지가 예뻐서 골랐다가 푹 빠져서 가슴 아프게 읽게 되는 책.
 
23. 이경화, <저스트 어 모멘트>,
- 최저 임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이 없던 시은이 자신의 삶에 물음표를 던지며 앞으로 나아가기까지 시은이 삶에 결코 ‘잠깐’이 될 수 없는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24. 양호문, <별 볼 일 있는 녀석들>, 자음과모음 열일곱 살 학생의 첫 아르바이트를 이야기하는 소설.
 
25. 요시이에 히로유키, <불량소년의 꿈>, 양철북 ★★
- 폭주족, 교사폭행, 퇴학, 그야말로 불량소년이던 글쓴이가 나중에 마음을 바로잡아 노력해 교사가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무엇이 사람을 망가트리는지, 망가져가는 사람을 되살려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걸핏하면 남을 겁주고 머지않아 퇴학당할 것 같은 친구가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권한다. 마음이 제자리를 잡지 못해 흔들리는 사람이 읽으면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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