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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5.05.27. 물꼬방 대문
조회 33
회원이미지류원정
2015-05-28 00:37:22
       
제주도에 다녀왔어요. 날씨가 좋고 하늘이 맑으니 바닷빛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따뜻한 봄날, 오월의 제주를 만나고 싶어서 다녀왔죠. 가기 전에 제주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보다가 순이 삼촌을 다시 읽었어요. 다른 의미로 다가오더군요. 전에는 휘리릭 읽어버린 부분이었는데, 다시 읽으며 한참을 생각했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아래 적어 두었습니다.
 
해가 넘어갈 무렵 하가리를 걷다가 더럭분교에 가보았습니다. 무지개빛으로 예쁘게 꾸민 학교였어요. 그리고 일몰을 보러 한림항으로 갔죠. 
 
 

내게 고향이란 무엇이었나. 나에게 깊은 우울증과 찌든 가난밖에 남겨준 것이 없는 곳이었다. 관광지니 어쩌니 하지만 그것도 지역 나름이어서 나의 향리인 서촌(西村)은 이렇다 할 관광자원도 없고 하늬 바람이 몰아쳐 귤농사도 안되는 한촌(寒村)이었다. 적어도 내 상상 속에서 나의 향리는 예나제나 죽은 마을이었다. 말하자면 삼십년 전 군 소개작전에 따라 소각된 잿더미 모습 그대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향을 외면하여 살아오길 팔년, 그 유맹(流氓)의 십년 전으로 돌아가려면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주저주저하며 다가가야 하리라. 기차를 타도 완행을 타서 반도 끝까지 가 거기서 다시 배를 타고 밤을 지새우며 밤항해를 해야 하는 수륙 천오백릿길, 차멀미, 배멀미에 시달리며 소주에 젖고 8년만에 찾아가는 고향 생각에 젖어서 허위허위 찾아가야 할 고향이었다. 이것이 내가 평소에 고향을 지척에다 두고서도 지구 끝처럼 아득하게 여기던 이유였다.

                                                                                                                          

-현기영, 소설집 <순이 삼촌> '순이 삼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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