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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강력추천,이책!
학생들에게, 혹은 교사들에게 권할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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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토너 추천합니다.
조회 73
회원이미지김은희
2016-01-08 21:39:08
       

오랜만에 물꼬방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뭔가를 남기고 가야겠다는 의무감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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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독서 토론대회에서 학생들을 대회장으로 들여보내고 나는 대기실에서 책을 읽었다.

별생각없이 책을 펼쳤는데 금새 책에 빨려들어갔다.

주인공이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인데도 말이다.

스토너는 나와 대조적인 인물이다.

1. 나는 키가 작고 통통한데 스토너는 키가 크고 말랐다.

2. 나는 끈기가 없는데 스토너는 지루한 농사일을 참아낼만큼 끈기가 있다.

3. 나는 사랑에 빠져도 오랜 시간을 들여 결혼을 생각하는데 스토너는 사랑에 빠져 단번에 결혼을 결정했다.

4. 나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과 자연스레 멀어지는데 스토너는 자신과 정말 안 어울리는 이디스와 평생을 산다.

5. 나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데 스토너는 이디스에게 상처를 줄까봐 그레이스를 빼앗아오지 못했다.

6. 나는 수업을 할 때 몰입의 경험이 드문데 스토너는 영문학에 흠뻑 빠져 강의에 몰입힌다.

7. 나는 불타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세간의 욕을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스토너는 세상 사람들의 질시와 비난 때문에 캐서린과 헤어진다.

8. 나는 삶 한가운데서 앞만 보고 질주하는데 스토너는 삶의 중심에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면서도  항상 성찰과 관조의 태도를 겸비한다.

거칠게 요약을 하자면 위와 같다.

스토너는 특별하지 않은, 위대하지 않은 한 인물의 삶을 다룬 책이다. 그런데 나에게 감동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너가 고난을 이겨내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가 된 것도 아니고 아내 이디스를 자신의 동반자로 성장시킨 것도 아니고 자신의 적, 로맥스를 자신의 동지로 돌려세운 것도 아니다. 심지어 딸 그레이스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다. 사랑하는 여자 캐서린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던질 용기도 없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나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스토너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간 사람이다. 덧없다고 외면해 버리고 싶은 자신의 삶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한 사람이다. 성품이 정직하여 자신을 포장할 줄도 모르고 상대방을 감언이설로 꼬드기지도 못하는 사람이기에 고든 핀치가 끝까지 곁에 남았던 것이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는 진실이다. 꿈많은 10대 시절에는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길 바랐다. 그런 욕심을 버린 것은 언제쯤이었을까? 대학이 결정되었을 때?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내가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제는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지금은 평범한 사람으로 사는 것조차도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인 것이다. 한 나라를 이끄는 수장도 고민이 있겠지만, 직장인도 회사에서 고민을 하며, 아기 엄마도 집안에서 고민을 한다. 하물며 사람에게는 여러 역할이 동시에 주어진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떤 판단을 하며 나의 한정된 열정을 어떻게 분배하고 있는가?

스토너는 자신의 열정을 영문학에 바쳤다. 스토너는 캐서린을 만나는 동안에는 꾸밈없이 자신의 사랑을 전달하였다. 그레이스와 서재에서 시간을 보낼 때 그 고요함을 사랑하였다.

 스토너는 비겁한 사람이 아니다. 스토너는 정직한 사람이다.

 저자는 스토너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고 실패한 사람이 아나라고 항변하였다. 맞다, 스토너는 실패자가 아니다. 

 
 회원이미지최가진  2016-01-09 02:18   답글    
오~빨간책방에서 소개해 줄 때 호기심이 들었던 책인데 샘의 서평을 보니 훅 빨려들면서 읽고 싶어졌어요. 특히 샘과 스토너를 비교하는 부분이 아주 재밌네요. 몰입도 짱. 아마 진심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회원이미지황지영  2016-01-11 19:17   답글    
이 정도로 진솔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할 정도면 이미 스토너 못지 않게 고민하며 온몸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다고 말해도 괜찮을 듯~ 나날이 깊어지는 은희샘, 멋져요~^^
 회원이미지임미진  2016-01-12 21:59   답글    
정말 은희샘의 깜찍하고 발랄한 외모와 다른 글에 매번 놀라요~~^^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끌린다는 은희샘의 깊이에도요.
저도 스토너 재밌게 읽었어요~~ 은희샘처럼 체계적으로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저역시 많은 부분 공감이 가더군요~~
 회원이미지송수진  2016-01-14 17:05   답글    
은희샘, 저도 이 책 읽고 싶네요. 은희샘의 정성어린 감상문이 마음을 울리네요. 꼭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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