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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 정규수업] 겨울모임 숙제 : 구술평가 방법
조회 334
첨부파일
회원이미지송승훈
2019-01-04 16:15:43
생기부가 사람을 잡네요. 이번주 내내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저녁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어요. 
한숨 자고 깨어나면, 힘이 없어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구요. 
이 글은 미리 써두었는데, 그만 겨울모임이 있는 오늘이 되어서야 올리네요. 
얼른 서촌으로 가겠어요! 
 
:::
 
구술평가 : 세 번 답하기
 
송승훈 / 경기 광동고, 물꼬방 wintertree91@naver.com
 
대학에서 입학사정관들이 똑같이 의견이 합의되는 게 있다. 수능점수, 학교 교과 성적, 학생생활기록부 등 여러 전형 자료 중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이 바로 면접이라고 한다. 학생생활기록부에 담긴 내용도 면접을 거쳐보면 진짜 그 학생이 제대로 했는지 부실하게 했는지 다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봐도, 그 학생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어 보면 그 학생의 수준과 역량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에서도 오래 전부터 면접을 중요하게 봤다.
구술평가로 독서 활동을 해보자. 구술평가는 학생이 말로 하는 평가이다. 이 평가는 학생이 말하는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에, 실제 학생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다. 사람이 상대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 자신의 생각을 어느 정도로 전달하는지도 살피게 되기에, 구술평가는 학생의 소통 능력을 알아보는 도구이다. 혼자 좋은 말을 길게 한다고 해서 그 내용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구술평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 능력을 연습시킬 수 있다.
책을 읽고 구술평가만 할 수 있고, 다른 독서 활동과 함께 구술평가를 할 수도 있다. 국어 과목은 수업시수가 많은 편이기에, 일주일에 한 시간씩 책을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두 달 정도 읽으면 학생들이 책을 다 읽게 된다. 그런 다음에 구술평가를 한다. 한 시간 연습할 시간을 주고, 그 다음 시간에 평가를 하면 된다.
우선, 문제를 시험 보기 일주일 전에 미리 공개한다. 문제가 미리 공개되어야, 구술평가를 하는 순서에 따라, 그러니까 먼저 하는 학생과 나중에 하는 학생 사이에 점수 차이가 없다. 문제를 미리 공개하지 않으면, 자칫 나중에 평가받을수록 점수가 나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총 10문제 정도면 적당하다.
구술평가는 그 준비를 하면서 학생이 공부가 많이 된다. 학생들이 서로 마주 보고 질문하고 답하면서 연습하는데, 그 과정에서 학생은 지식을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 그 지식을 어떤 상황에 적용해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자기가 말하려는 내용을 상대의 호흡을 살펴가며 온전히 전달되도록 말해야 한다. 목소리도 잘 내야, 상대가 잘 알아듣는다. 지식의 기억, 지식의 활용, 상대에게 내용 전달 측면에서 공부가 된다. 수업시간에 한 시간 정도 구술평가를 연습하게 하면 좋다.
4명씩 모둠을 이루어 평가한다. 평가 순서는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평가 순서에 학생들이 예민하다. 4명 모둠에서 함께 구술평가를 하는데, 모둠 대표가 나와서 어느 모둠부터 할지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게 좋다. 모둠별 평가 순서를 교사가 정하면 불만이 생긴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모둠부터 1순위로 하면 된다. 진 모둠을 1순위로 하면, 가위바위보를 한 모둠 대표가 심하게 구박을 받는다. 이긴 모둠의 순서로 1순위, 2순위를 해야 탈이 없다.
순서가 정해지면, 교사가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를 켜서 이제 구술평가를 할 모둠 학생들에게 스톱워치로 각자 자기 문제를 뽑게 한다. 구술평가 문제에는 일련번호가 1부터 10까지 매겨져 있다. 1초에 1부터 100 사이로 숫자가 바뀌는 스톱워치를 각자 손가락으로 눌러서, 그때 나온 숫자로 문제가 정해진다. 38이 나오면, 3번과 8번 문제에 대답한다. 10이 나오면, 1번과 10번 문제에 대답한다. 11, 22, 33, 88, 00과 같이 똑같은 숫자가 나오면 꽝으로 해서 다시 뽑는다. 모둠 안에서 다른 사람과 문제가 겹쳐도 상관없다. 문제가 같아도, 똑같이 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문제를 냈기 때문이다. 퀴즈처럼 간단한 답이 아니라 길게 생각을 펼치는 문제이기에, 같은 질문이어도 괜찮다.
평가가 시작되면, 규칙이 세 가지 있다고 말한다. 첫째 규칙은 학생은 말할 때마다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야 채점하는 교사가 이름을 헷갈리지 않는다. 둘째 규칙은 구술평가를 시작하면 교사에게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평가 상황에서 학생들이 불안하니까, 자꾸 의미 없는 헛말을 한다. “이제 말해도 되요?”라는 말을 학생들이 계속 되풀이한다. 그래서 질문 금지가 이때는 필요하다. 구술평가 문제를 일주일 전에 알려주었기에 따로 질문할 게 있지도 않다. 셋째 규칙은 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고 말하고, 교사를 절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4명 학생들은 서로에게 대화하듯이 얼굴을 보며 말을 하고 듣게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서로 교감하면서 말을 더 잘할 수 있고, 교사는 학생의 시선 바깥에 있기에 덜 힘들게 평가할 수 있다.
구술평가를 할 때는 책상 위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한다. 종이에 메모해온 내용을 보고 하지 않는다. 정리한 자료를 보게 하면, 그 내용을 그냥 읽게 되어 소통성이 나빠진다. 아무것도 볼 자료 없이, 오직 서로 얼굴만 보고 답을 하게 한다. 책상 위에는 구술평가 문제가 적힌 종이만 한 장 놓여 있다.
학생이 구술평가를 하는 과정은 이런 모습이다. 학생은 자기 이름을 말하고, 자기가 뽑은 첫째 문제를 읽는다. 그런 다음에 스톱워치를 눌러서 1분 동안 자신의 답을 말한다. 한 문제에 답변 시간은 기본 1분이고, 15초 정도 많거나 적어도 된다. 답변 시간은 학급 학생 수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한다. 네 사람이 한 번씩 말한 다음에, 다시 첫 번째 학생이 자신의 둘째 문제에 답을 한다. 이때로 자기 이름을 말하고 문제를 읽고, 그 다음에 스톱워치를 눌러서 정해진 시간 동안 답을 말한다.
네 사람이 두 번씩 말한 다음에는, 상호 질문답변을 한다. 첫째 학생이 둘째 학생에게 즉석 질문을 한다. 둘째 학생은 답하고, 셋째 학생에게 즉석 질문을 한다. 셋째 학생은 답하고, 넷째 학생에게 즉석 질문을 한다. 넷째 학생은 답하고, 첫째 학생에게 즉석 질문을 한다. 첫째 학생이 답하는 것으로 구술평가는 끝이 난다. 한 사람마다 준비된 질문에 두 번 답하고, 학생끼리 서로 즉문즉답을 한 번 하게 된다. 학생이 하는 즉석 질문은 미리 알려준 문제에 없는, 그 학생이 만든 문제여야 한다.
평가기준은 말의 내용성, 말의 유창성이다. 학생은 세 가지 물음에 각각 답하는데, 한 답변마다 3점 만점으로 채점한다. 3-2-1로 점수를 준다. 10점 중에서 1점을 기본 점수로 하고, 3점 만점으로 세 번 채점한다. 평가기준은 말에 담긴 내용이 어떤가, 말이 얼마나 귀에 잘 들어오는가 이 두 측면을 따진다.
채점할 때 신경 쓸 점이 있는데, 학생의 말이 무난하면 2점을 주어야 한다. 처음 시작 점수를 3점으로 하고, 단점이 있을 때마다 1점씩 깎는 방식은 교사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 가운데 점수인 2점을 기본으로 하고, 탁월함이 있을 때 3점을 주고, 단점이 있고 부족할 때 1점을 주는 방식으로 해야 채점하는 교사가 심리적으로 압박을 덜 받는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점수 등급이 적절하게 나온다.
마지막으로, 점수 보정이 필요하다. 교사가 채점하다 보면, 어떤 학생에 대해 3점을 줄지 2점을 줄지 고민일 때가 있다. 2점을 줄지 1점을 줄지 헷갈릴 때가 있다. 점수표에 있는 점수와 점수 사이에 학생의 점수가 놓인 경우가 있다. 또는 채점하다가 교사가 평가기준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때는 0.5 점수를 준다. 2.5 또는 1.5로 주고, 나중에 다른 여러 학급의 점수 평균과 상위 1-3등급에 있는 인원수를 참고해서 0.5점을 올리거나 내려서 보정을 한다. 교사가 사람인지라 채점과정에서 고민인 상황이 있어서, 이러한 보정장치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친구들이 구술평가를 받을 때, 평가받지 않는 학생은 교과서 다음 단원을 공부하고 있게 한다. 지금 구술평가를 하지 않는 모둠은 교과서의 학습활동을 풀고 있게 한다. 아직 평가를 받지 않은 학생은 모두들 구술평가 준비를 하게 된다. 이미 평가를 받은 학생들은 교과서의 다음 내용을 공부하고 있으면 된다.
구술평가는 장점이 많다. 구술평가는 학생의 과제 부담이 없다. 무엇을 써내는 과제가 없어서 학생들이 편안해한다. 구술평가는 수업 이외 시간에 교사가 하는 채점 부담이 없다. 정규수업시간에 안에 거의 모든 것이 끝나기에,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편하다. 그리고 성적 관련해서 민원이 없다. 학생들이 모둠으로 평가하기에, 잘한 학생이 곧바로 도드라진다. 그 결과가 너무 분명해서, 모두가 결과에 수긍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자기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고 여긴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너무 긴장했기에 그렇다. 성적 민원을 걱정해서 구술 내용을 녹음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 말하기는 표정, 상황, 눈빛이 상대방과 상호작용하기에 녹음이나 촬영으로 그 적절성을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러기에 녹음, 촬영은 필요하지 않다.
구술평가는 등급이 뚜렷하게 나온다. 말로 하는 평가는 그 수준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기에 그렇다. 수행평가 도구에는 열심히 하는 학습태도가 점수에 크게 반영되는 방법이 있고, 학생의 성취 정도가 점수에 주로 반영되는 방법이 있다. 구술평가는 성취 정도를 알기에 알맞는 방법이다. 그리고 구술평가는 평소 수업과 과제에 몹시 불성실한 학생도 성의 있게 참여해서, 낙오자가 없는 평가 방법이다.
4명 모둠이 이 방식으로 구술평가를 하면 15분 정도가 걸린다. 수업 한 시간에 2~3개 모둠을 할 수 있다. 28명인 학급이라면, 3시간 정도면 다 평가를 한다. 여기서 소개한 방법은 지금 학교 여건에서 쉽게 할 수 있게 설계되었는데,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시켜서 할 수 있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마치려면, 학생의 답을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이면 된다. 그러면 한 모둠당 10분이면 끝난다. 채점은 5점으로 두 번만 하면 된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이렇게 말하고 학생들은 100미터 달리기를 끝낸 듯 숨을 헉헉 몰아쉰다. 10~15분 동안 하는 구술평가는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짜릿한 긴장감을 선물한다. 모두들 다른 친구가 한 말은 기억하는데,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 한번 구술평가를 체험하면, 학생들은 의사소통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길러진 능력이 그 학생을 앞으로 인생에서 더 잘 살게 하리라고 믿는다.
 
 
구술평가 문제
- 모든 문제에 답할 때는 왜 그것이 답인지 설명이 포함되어야 함.
 
 
이 책을 읽고 의미 있는 질문을 하고, 왜 그 질문이 의미 있는지 설명하시오.
책에서 인상 깊은 한 문장을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책의 저자가 하려는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고, 그 한마디가 왜 핵심인지 설명하시오.
책과 연관된 자기 경험을 말해보시오.
책과 관련된 세상일을 이야기해보시오. 여기서 세상일이란 언론, 예술, 다른 책에서 본 연관된 내용을 뜻함.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지 말하고, 왜 그런지 설명하시오.
책에서 자기에게 특별히 와닿는 부분을 이유와 함께 설명하시오.
책에서 자신의 의견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보시오. 자기 의견과 다른 부분이 없으면, 이 책과 의견이 다른 관점에 대해 설명하시오.
책에서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찾아 설명하시오.
이 책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 반에서 찾아 그 이름을 대고 이유를 말하시오. 어떻게 그 친구에게 이 책을 소개해야, 그 친구가 읽을지 효과적인 방법을 이야기하시오. 
 
 별4개  회원이미지이향  2019-02-22 12:33    
샘, 고맙습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 주셔서 바로 적용할 수 있겠어요.
독서와 구술평가를 같이 한 적은 없는데, 올해 이렇게 하고 싶네요.
새학기가 되어서야 누리집을 부지런히 들락거리는 게으른 회원인데, 그때마가 열심히 하는 샘들께 많이 배우네요.
감사해요~~~^^
 별4개  회원이미지박효수  2019-03-12 16:20    
감사합니다~~~~
 별4개  회원이미지김유진  2019-07-02 16:22    
올해 이 구술평가 해봤습니다. 여고라 그런지 아이들이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하기는 했는데, 공적인 말하기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면접 등에 도움이 될 거 같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생각보다 점수를 잘 받았다 생각해서인지 평가가 끝나고 나서는 교실 분위기가 훈훈했습니다. ㅎㅎ 교사 입장에서도 평가가 수업시간에 다 끝나니 서평 평가 등에 비해 수월했고요. 감사합니다. ^^
 별4개  회원이미지최수연  2020-01-22 16:08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경력교사로 독서 수행평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작년에 독서대화를 실제로 하고, 녹취해서 보고서 형식으로 받아보기는 하였는데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쏟는 시간도 너무 많고 지어낸 대화들도 보여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구술평가는 생각지 못했는데 과정과 문제까지 알려주셔서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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